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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권” vs “부작용”…국민의힘도 개천절 ‘드라이브 스루’ 옥신각신

중앙일보

입력

김진태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진태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진태ㆍ민경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10월 3일 개천절 광화문 집회를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치르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입장이 갈리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3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헌법상 집회의 자유는 보장돼 있다. 국민의 가장 기본권”이라며 “정부ㆍ여당의 독주 그리고 실패한 여러 정책에 대해서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수 있고 또 방역에 그렇게 큰 방해가 안 된다고 하면 이런 국민의 의사 표시까지 막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교통과 방역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의 권리 아니겠나”라고 했다. 비대면 방식의 차량 시위인 ‘드라이브 스루’ 집회까지 당 차원에서 막을 수는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반면 이준석 전 통합당 최고위원은 23일 CBS 라디오에서 “(차량 시위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차 타고 모인 분들이 ‘오랜만에 같이 왔는데 카페에서 차나 한잔하고 가자, 광화문에 뭐 맛있다더라’ 이러면 그다음 문제가 약간 감당이 안 된다”며 “파생될 수 있는 (부작용)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일부 야권 인사의 차량 시위 주장에 여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 부흥 세력과 합작해 수도 서울을 코로나 교통 대란으로 마비시키겠다는 비이성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선 “오늘 코로나 방역 대응의 향방을 좌우하는 개천절 집회에 대해 동조할 건지, 반대할 건지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라고 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상식적으로 광화문 네거리를 막고 집회하는데 어떻게 교통과 방역에 방해가 안 된다는 것이냐”며 “김종인 위원장의 자제 요청은 결국 또다시 쇼였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개천절 집회 참여는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러분의 절제 있는 분노가 더 많은 호응과 지지를 받아 국민 속에서 익어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개천절 집회 참여 자제를 요청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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