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된 중국 아이, 세계 최고 부호 상속녀 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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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부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인 베조스의 재산은 1700억 달러(약 200조 원)에 달한다. 그런 그도 끝내 정복하지 못한 시장이 다름 아닌 중국이다. 아마존은 알리바바, 징둥닷컴 등 중국 토종업체에 밀려 결국 2019년 중국 사업을 철수했다. 하지만 베조스는 중국 땅에서 그토록 바라던 딸을 얻었다.

[사진 왕이하오]

[사진 왕이하오]

2006년, 중국 전자상거래가 굴기를 시작할 무렵. 제프 베조스는 중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당시 그의 중국행은 사업 목적이 아니라 딸 입양을 위해서였다. 당시 베조스는 2019년 이혼한 전(前) 부인 매켄지 사이에 아들 셋을 두고 있었다. ‘아들 부자’였던 베조스 부부는 딸을 원했고,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아 입양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중국서 입양한 딸 #입양대국 중국, 미국으로 입양간 아이만 10만 명

베조스 부부는 미소가 예쁜 후난성 출신 여자 아이를 딸로 입양했다. 낯선 미국의 가정으로 입양 간 아이는 세 명의 오빠와 함께 어울려 자랐다. 새로운 부모와 오빠들은 아이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었고 중국에서 온 아이는 베조스 가족의 중국어 선생님이 되어 주었다.

[사진 왕이하오]

[사진 왕이하오]

아들에게는 엄격한 베조스였지만, 딸에게는 누구보다 자상한 아빠였다. 오직 딸을 위해 작은 섬을 사서 방학 때마다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렇다고 마냥 애지중지만 한 것은 아니다. 서구식 교육방식을 통해 독립적인 아이로 키웠다.

약 14년이 흘렀고 베조스는 수년 간 자리를 지키던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다. 미국 법률에 따르면 입양아도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 네티즌들은 지금 베조스의 재산을 고려할 때, 네 명의 자녀에게 각각 34조 원에 이르는 유산이 돌아갈 것이라 미루어 짐작한다.

[사진 터우탸오, 왕이하오]

[사진 터우탸오, 왕이하오]

중국은 한 때 미국으로 입양을 가장 많이 보내는 국가 중 하나였다. 통계에 따르면, 1992년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약 10만 명의 중국 아동이 미국 가정에 입양된 것으로 집계됐다. 1992년 외국 국적 사람이 중국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수많은 아이들이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사진 바이자하오]

[사진 바이자하오]

인구대국 중국에는 산아제한 정책과 남아선호 사상 때문에 방치된 여자아이가 많았다. 입양아 가운데 중국 출신 여자아이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또 다른 국가에 비해 입양 절차가 간단했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할리우드 배우, 정치인 등 미국 셀럽들이 중국 아이를 입양해 키우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일례로 할리우드 배우 맥라이언은 2006년 중국 여자 아이를 입양해 사랑으로 길렀다.

차이나랩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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