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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병원 의료원장 김응진 박사 "일하다보니 늙을 틈이 없어요"

중앙일보

입력

"건강 비결요. 즐겁게 일하고 틈나는대로 운동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고령에도 아직 진료를 하는 믿기 힘든 기력의 소유자인 을지병원 의료원장 김응진 박사(85). 오전 5시에 일어나 6시면 서울 대치동의 아파트에서 출근길에 나선다. 노원구에 있는 병원에 도착하면 오전 7시.

30분 뒤 가운을 입은 그는 당뇨센터에 위치한 진료실에 들어온다. 줄잡아 하루 70,80명의 당뇨환자를 진료한다.

그가 젊은 의사도 엄두를 못낼 오전 7시30분에 진료를 시작하는 이유는 순전히 환자를 위해서다.

"당뇨 환자는 2시간 간격으로 피를 두 차례 뽑아야 합니다. 아침 일찍 진료를 시작하면 환자는 공복시 혈당검사를 위해 아침을 오랫동안 굶지 않아도 되고 당일 오전 한꺼번에 검사가 끝나므로 병원을 두 번 찾지 않아도 되지요."

오후엔 병실의 입원환자를 위해 회진을 한다. 퇴근시간은 오후 3시. 집에 돌아와 그가 발행인으로 있는 대한당뇨회보의 원고를 쓴다.

18년째 월 1회 발행하는 대한당뇨회보는 환자를 위한 무료 신문. 저녁엔 동네 주위를 산책하는 것으로 소일한다.

金박사는 운동광으로도 유명하다.

"하루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좀이 쑤셔 견딜 수 없어요. 축구.아이스하키.농구.덤블링.테니스.골프 등 안해본 운동이 없을 정도지요." 특히 테니스를 좋아해 지금도 쉬는 날이면 안암동 산업은행 코트에서 테니스를 친다.

85세지만 40년 구력을 지녀 웬만한 실력의 젊은이와도 대등한 경기를 벌일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그가 진료한 당뇨환자만 10만여명을 헤아린다. 46년부터 81년까지 35년간 서울대 의대 교수를 지냈고 은퇴 후에도 20년 가까이 을지병원에서 진료실을 지키고 있다. 그는 당뇨학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내분비내과의 태두.

金박사의 가계는 3대에 걸쳐 당뇨병 전문의사를 배출해냈다. 큰 아들 영건씨가 충남대 의대 내과교수로,손녀 현진씨가 충남대병원 내과 레지던트로 당뇨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 당뇨 환자에 대한 당부=적게 먹으라는 것이다. "당뇨를 포함한 대부분의 성인병이 쓸데없이 많이 먹어 생긴 병입니다. 젊었을 때부터 조금 모자란듯 먹는 습관을 지녀야 합니다."

그는 "과일에도 당분이 많습니다. 많이 먹으면 당뇨 환자에게 해롭지요. 당뇨 환자의 하루 과일 섭취량은 포도라면 열알에 그쳐야 합니다. 참외라면 4분의 1쪽, 감은 반개, 귤은 1개 이내라야 합니다.

섞어 먹는다면 포도 다섯알이면 귤은 반개만 먹어야 하지요." 여기에 하루 10리(4㎞)정도 매일 걸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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