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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공 사태'에 정세균 “집행하는 사람들이 좀 더 유능했으면 좋았을텐데”

중앙일보

입력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국회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태에 대해 “그것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좀 더 유능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보안 검색 요원 직고용 여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인국공을 찾아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한 날(2017년 5월12일)을 기준으로 달라졌다고 지적한 데 대한 답변에서다. 방문일 이전 입사자 1000명은 직고용 대상이지만, 방문일 이후 입사자 800명은 일반인과 함께 공개채용 절차를 밟아야 했다.

정 총리는 “대통령께서 공항에 가서 정규직화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노동자 고용의 질을 향상하겠다는 큰 뜻을 말씀하신 것으로 실제 집행은 대통령이 직접 하지 않지 않느냐”며 집행 능력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인국공 사태와 관련해 그 정책이 완벽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민망하다”고도 말했다.

인천공항 노조의 25일 청와대 인근 기자회견. [뉴스1]

인천공항 노조의 25일 청와대 인근 기자회견. [뉴스1]

정 총리의 이날 발언은 구본환 인국공 사장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해임 추진이 사태 무마를 위한 꼬리 자르기란 논란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국토부는 구 사장을 ‘태풍 부실 대응 및 행적 허위보고(지난해 10월)’와 ‘직원 인사 운영에 공정성 훼손 등 충실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해임을 건의했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공사 대강당에서 정부의 사장 해임 추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공사 대강당에서 정부의 사장 해임 추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전직 관료는 “태풍 건은 일정 부분 소명한 것으로 아는데, 최근 이슈가 된 ‘인국공 사태’의 희생양일 가능성이 크다”며 “얽히고설킨 정책 문제를 풀기보다 해임 카드로 여론을 잠재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는 “제대로 된 논의를 거치지 않은 대통령의 과도한 정책적 선언이 첫 번째 문제였고, 집행도 세밀하지 못했다”며 “어느 한쪽의 책임으로 떠넘겨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도 “인국공 사태를 결과만 놓고 평가하면 (정부의) 책임 떠넘기기로 비칠 수 있다”며 “이는 정책을 집행하는 공무원과 공공기관의 합리적인 정책 집행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구 사장은 이날 인국공 청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국토부 고위 관계자가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며 “퇴로와 명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바로 나갈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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