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자 · 사별자는 평균 수명 짧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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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배우자부터 배려해야 할 것 같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이혼자나 미혼자, 사별자보다 평균수명이 긴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삼육대 사회복지학과 천성수 교수가 1995년의 인구센서스 자료 등을 토대로 최근 혼인상태 별 평균수명을 조사한 결과다.

남성의 경우 배우자가 있는 사람의 평균수명은 74.8세로 이혼자(64.6세)보다 10.2세나 길었다.

유배우자는 미혼자(65.2세)보다는 9.6년, 사별자(58.0세)보다는 16.8년이나 더 살았다.

여성의 경우도 유배우자는 평균 수명이 78.8세로 이혼자(71.0세)보다 평균 7.8년 길었다.

미혼자(69.3세)보다는 9.5년, 사별자(54.1세)보다는 24.7년 더 살았다.

배우자 유무에 따라 평균수명이 최소 7.8세에서 최고 24.7세나 차이가 난 셈이다.

이같은 평균수명의 격차는 금연이나 규칙적 운동, 정기검진의 여부 등 흔히 알고 있는 어떤 건강수칙보다 영향이 큰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자가 곁에 있는 것이 가장 큰 건강의 수단임을 의미한다.

눈여겨볼 것은 남녀 모두 이혼자나 미혼자보다 사별자가 가장 평균수명이 짧았다는 것.

그러나 홀아비가 과부보다 건강에 불리하리란 상식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사별자인데도 홀아비는 평균 수명이 58.0세로 과부의 54.1세보다 3.9세나 길었기 때문이다. 보통 여성이 남성보다 수명이 훨씬 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역전 현상은 외외다.

이는 배우자의 사별후 여성이 남성보다 경제적 부담을 훨씬 많이 져야 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배우자 유무가 건강에 큰 영향을 주는 이유는 사별이나 이혼 자체가 큰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

정신의학계에서 통용되는 스트레스 지수에서 사별과 이혼 등 배우자의 상실과 관련된 스트레스는 실직과 낙방, 질병 등 다른 스트레스 요인보다 훨씬 높다.

게다가 배우자가 없을수록 정신적 지지나 위안을 얻지 못함은 물론 불규칙한 생활로 건강을 망치기 쉽다.

천교수는 "사별이야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지만 이혼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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