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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가 만든 뜻밖의 '인재풍년'···檢 떠난 에이스들 로펌에 둥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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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2번째 인사 이후 좌천성 인사 대상이 된 검사들이 줄줄이 검찰을 떠나면서 주요 로펌에 둥지를 틀고 있다. 특히 현 정권을 겨눈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 위주로 먼저 사표가 이어지면서 서초동에서는 “좋은 인재들이 변호사업계에 쏟아지고 있다”는 말까지 흘러나온다.

김앤장行 유력 검사들은  

사법연수원 동기생 중 ‘1등’으로 손꼽혔던 이선욱(사법연수원 27기) 춘천지검 차장검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둥지를 틀 방침이라고 한다.

그는 법무부 검찰과장 등 핵심 보직과 함께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될 정도로 ‘에이스’가 간다는 요직만 거쳤지만, 문재인 정부 초기 돈 봉투 사건에 휘말리면서 부산지검‧천안지청 등 지방 한직으로 밀려났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천한 검사장 승진 명단에도 포함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동부지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사건을 지휘한 김남우(28기) 전 동부지검 차장검사와 전성원(27기) 전 부천지청장도 김앤장과 막바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이번 검사장 승진이 유력하게 관측됐던 검사들이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4·15 총선을 앞두고 인재로 영입한 ‘의사 출신 검사’ 송한섭(39기) 전 검사는 이미 김앤장에 자리를 잡았다. 서울대 의대와 하버드대 로스쿨 이력으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김형오 전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직접 영입했으나 서울 양천갑에서 낙선했다.

이재명·김경수 수사한 검사들은?

지난 1월 추 장관이 폐지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의 마지막 단장으로서 몸담았던 김영기(30기) 전 광주지검 형사3부장검사는 법무법인 화우 행이 확정됐다. 추 장관이 올 초 합수단을 폐지하기 전까지 김 전 부장검사가 몸담고 있던 합수단은 신라젠 사건, 라임자산운용 사건 등 현 정권 인물 등이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민감한 수사를 맡았었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조작’ 관련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항소심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조작’ 관련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항소심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드루킹 특검팀’에 파견돼 김경수 경남지사와 고 노회찬 의원을 수사했던 수원지검 안산지청 장성훈(31기) 전 부장검사는 법무법인 솔루스로 옮긴다. 법무법인 솔루스는 전현준 전 검사장, 김한수 전 차장검사가 몸 담고 있는 로펌이다. 장 전 부장검사는 2016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 부부장 당시 ‘화웨이코리아’ 영업비밀 유출 사건을 수사하는 등 검사 재직 시절 특수와 지적재산권 사건을 맡은 이력이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공안통’ 이건령 전 대검찰청 공안수사지원과장(31기)은 법무법인 율우로 옮긴다. 그는 법무부 공안기획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수원지검 공공수사부장 등을 지낸 기수 내 ‘공안통’으로 손꼽힌다. 이상호 전 검사장, 이정석 전 부장판사 등이 몸담고 있는 율우는 채널A 강요미수 의혹에 휘말린 한동훈 검사장을 대리하고 있다.

“형사사법의 근간인 검찰 조직이 졸속 개편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안을 비판했던 김우석(31기) 정읍지청장은 법무법인 가온의 형사 부문 대표 변호사로 합류한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현 정부에서는 국무조정실 부패예방감시단 파견 근무를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히던 중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히던 중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검찰 내 북한·통일 전문가로 꼽히는 최기식(27기) 전 서울고검 송무부장은 이은경 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이 소속된 법무법인 산지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재직시절 은수미 성남시장에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까지 여권 유력 인사들에 대한 수사 지휘라인에 있었다.최 전 차장검사는 퇴직 당시 “이 땅에 와 있는, 그리고 중국 등 제3국에서 유리하는 탈북민의 삶을 보듬고 싶다”고 적었다.

김수민‧정유진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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