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해 복구 현장에서 반소매 내의만 걸친 채로 건설장과 논밭을 누비는 모습이 공개됐다. 관영 매체 조선중앙TV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 복구 현장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에선 김 위원장의 수해복구 현장 방문과 더불어 한 달 전인 지난달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집중 호우 피해를 본 경남 하동, 전남 구례, 충남 천안 지역을 차례로 찾았던 모습이 화제가 됐다. 남북 두 '퍼스트'의 수해 현장 방문을 비교해봤다.
文 '시민' 金 '당 간부' 대화…소탈한 모습 눈길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농사용 장화를 신고 폭우 피해를 본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가 둘러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 방문 내내 노란색 '민방위' 점퍼를 계속 입었다. 문 대통령은 시장 상인이나 농민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많았다.
김 위원장은 전례와 달리 다소 '파격적' 의상을 선보였다. 초반에는 흰색 셔츠를 차려입었지만, 중반부터 이를 벗어던지고 반소매 상의 내의 차림으로 등장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반소매 내의 차림으로 담벼락에 팔을 걸친 채 담배를 태우거나 동행한 당 중앙위 간부들과 웃음을 터뜨리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침수됐던 논을 찾아가 낱알을 직접 손에 쥐어보고, 당 간부들로 보이는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도 보였다.
마스크 착용 南 '필수' 北 '고위직 안 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며 남과 북 모두 마스크 착용 등 방역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문 대통령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시민을 접촉하는 사진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오히려 문 대통령과 만나는 시민 중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반면 김 위원장과 박정천 총참모장, 리일환 당 부위원장,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김용수 당 중앙위 부장,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박창호 당 황해북도위원장 등 동행한 주요 인사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다만 이들을 맞이한 김철규 군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을 비롯해 현장 관계자와 주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현송월 부부장 '까만 바지' 수수한 모습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을 수행한 현송월 부부장의 옷차림도 눈에 들어온다. 명품 가방과 짙은 화장, 화려한 의상으로 눈길을 끌었던 현 부부장은 이번에는 수해 복구현장이라는 점을 고려한 듯 까만 바지 차림으로 등장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