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 5년 늘리자] 3. 임산부여, 엽산을 먹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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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1위인 한국인의 건강수명(65세)을 효율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는 1세 미만 영아의 사망률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영아 사망률은 출생아 1천명당 7.7명. 해마다 5천여명이 태어나자마자 숨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국가 중 24위로 부끄러운 수준이다.

영아 사망률 감소를 위해 가정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엽산(葉酸)의 섭취를 강조했다. 엽산은 시금치와 양배추 등 녹황색 채소.콩.계란.쇠간.통밀.오렌지 주스 등에 많이 함유된 비타민의 일종.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임신부가 엽산을 충분히 섭취하면 신경관 결손증 등 기형아, 다운증후군 같은 유전병, 습관성 유산, 조산아와 저체중아의 출산 등을 예방할 수 있다" 고 강조한다.

임신부가 엽산을 섭취할 경우 태어난 아기가 장래 백혈병에 걸릴 확률이 4~5배나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선 1998년부터 자국에서 판매되는 밀가루 등 곡류식품에 엽산을 첨가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기형아가 생기기 쉬운 기간인 임신 3개월 이내 임신부들에게 엽산 섭취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조리시 주의 사항이 있다. 연세대 영양학과 이종호 교수는 "엽산은 열에 약해 5분만 가열해도 50% 이상 파괴되므로 식품으로 섭취할 경우 가급적 살짝 익히는 것이 좋다" 고 강조했다.

입덧이 심하다면 엽산이 포함된 종합 비타민제를 하루 한두알 정도 복용하는 것도 좋다.

제품의 포장에서 엽산 함유량을 볼 수 있으며 임신부의 하루 권장량은 8백㎍(1㎍은 1백만분의 1g)이다. 이는 오렌지주스 16잔, 양배추론 6인분을 먹어야 가능한 양.

영아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둘째 방안은 1세 미만 영아를 엎드려 재우지 않는 것이다.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진 않았지만 엎드려 재울 경우 영아 돌연사 증후군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이는 영아가 잠자다 갑자기 사망하는 질환. 해마다 2백여명의 영아가 돌연사 증후군으로 숨진다

.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아기들의 뒤통수가 평평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엎드려 재우는 가정이 많다는 것.

순천향의대 부천병원 소아과 김창휘 교수는 최근 대한의사협회지에 "영국.호주.노르웨이.스웨덴에서 산모들을 대상으로 아기 똑바로 뉘여 재우기 캠페인을 벌인 결과 영아 돌연사 증후군이 50%나 감소했다" 고 말했다.

그는 "아기들은 똑바로 누이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옆으로 뉘어 재우는 것이 좋다" 고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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