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이 제철… 산지 송이축제 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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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의 귀족인 송이가 제철이다.

은은한 솔향기가 코끝을 자극하고, 쫄깃한 육질은 혀끝을 녹인다. 게다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등 성인병 예방 효과도 좋다.

그러니 송이를 아는 사람들은 이 때를 놓칠 수 없다.

품질이 뛰어난 최상품은 여전히 ㎏당 수십만원을 호가하지만 중품이나 하품이 낮은 가격에 많이 나돌아 어렵지 않게 송이 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산지에서 맛보는 송이=매년 이맘 때면 송이 산지에 있는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송이축제를 벌인다. 이 행사에 참가하면 직접 송이를 채취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양질의 송이를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경북 봉화군(054-679-6394)의 경우 21일부터 25일까지 '제5회 봉화 송이축제' 를 개최한다.

울진군(054-785-6312)은 다음달 6~7일, 강원도 양양군(033-670-2239)도 다음달 6~10일 송이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군(郡)마다 송이 채취 현장체험 등 비슷한 내용의 행사를 벌인다. 또 지역마다 송이요리로 유명한 식당들이 참가해 음식 솜씨를 뽐낸다.

서민들은 가을 나들이로 이들 행사에 참여해 송이 맛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송이를 살 때는 향.모양.크기.육질을 잘 보고 사야 한다.

일반적으로 향이 진하고 육질이 곱고 단단하며 하얀색에 가까울수록 고급품이다. 특히 길이가 8㎝ 이상이며 갓이 전혀 펴지지 않고 자루 굵기가 균일한 것을 최상품으로 친다.

경북 봉화군 춘양면 송이 채취 현장에서 만난 재배 농가 김제일씨는 "올 가을엔 날씨가 가물어 송이 작황이 좋지 않다" 며 "추석명절 선물 수요가 겹쳐 한동안 송이가격이 높을 것" 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예상대로 지난주말 봉화군의 송이(1등급)첫 공매가는 ㎏당 37만원으로 지난해 첫 공매가(17만2천원)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김씨는 "추석 특수가 줄고 생산이 본격화하는 10월초엔 가격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 덧붙였다.

◇ 집에서 즐기는 송이=일반가정에서 굳이 최상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중급이나 하급도 충분히 송이 맛을 느낄 수 있다.

힐튼호텔 일식당 겐지의 정재천 차장은 "송이 향과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마늘.파 등 다른 양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며 "씻을 때는 껍질을 벗기지 않고 짧은 시간내에 씻어야 향이 달아나지 않는다" 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송이는 열에 약해 구울 때 살짝 굽고, 찌개나 국에 넣을 때는 먹기 직전에 넣을 것" 을 주문했다.

◇ 송이밥 짓기=비싼 송이를 여러 사람이 나눠 먹으려면 송이 밥을 하는 것도 좋다.

다음은 송이 돌솥밥으로 이름 난 봉화군 봉성면에 있는 용두식당 주인 양순화씨가 가르쳐준 송이 밥 짓기 방법.

필요한 재료(5인분 기준)는 흰쌀 7백50g, 송이 1백50g, 삶은 닭고기 1백50g, 은행 15개, 맛술 50㎖, 진간장 1백㎖, 참치 가루 60g, 정종 1백㎖.

참치 가루.정종.맛술.진간장에 송이를 넣고 끓이다가 송이를 건져내고 남은 국물로 닭고기.은행 등을 함께 넣은 밥을 짓는다.

밥이 거의 다 되었을 때 송이를 밥에 얹고 뜸을 들이면 향긋한 송이 밥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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