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점 뽑고도 역전패…감독 없는 SK, 참담한 10연패 수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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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문제로 이탈한 SK 염경엽 감독(왼쪽)과 잔여 경기 감독대행을 맡게 된 박경완 수석코치 [연합뉴스]

건강 문제로 이탈한 SK 염경엽 감독(왼쪽)과 잔여 경기 감독대행을 맡게 된 박경완 수석코치 [연합뉴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수렁에 빠졌다. 15점을 뽑고도 10연패를 막지 못했다. 팀 최다 연패 기록이 눈앞이다.

SK는 8일 키움 히어로즈와 인천 홈경기에서 15-16으로 역전패했다. 박경완 감독대행 체제로 돌아간 첫 경기에서도 연패를 끊지 못해 2000년 팀 창단 이후 최다인 11연패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초반엔 연패 탈출 조짐이 보였다. 1회 말부터 3회 말까지 2점씩 뽑아낸 뒤 4회 4점을 한꺼번에 보태 10-2까지 앞섰다. 그러나 SK 선발 리카르도 핀토가 5회 초 급격하게 흔들렸다. SK 벤치가 투수를 교체하지 않고 지켜보는 동안, 핀토는 아웃카운트 두 개와 5실점을 맞바꿨다. 뒤늦게 마운드에 오른 투수 김태훈은 김웅빈에게 2점 홈런을 내줬다. SK는 순식간에 10-9까지 쫓겼다.

타선은 계속 힘을 냈다. SK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 5회 말 3점 홈런으로 응수해 다시 4점 차로 달아났다. 6회 말과 7회 말에도 키움 야수들의 실책이 겹쳐 1점씩 추가했다. 그사이 키움은 6회 초 김하성의 홈런으로 2점을 따라온 게 전부였다. 7회 말까지 15-11로 앞서 서서히 승리와 가까워진 듯했다.

오판이었다. SK의 필승조가 8회 말 무너졌다. 김세현이 박동원, 서건창, 김하성에게 안타 3개를 맞고 1점을 줬다. 계속된 1사 2·3루 위기에선 폭투로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애디슨 러셀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 어느덧 스코어는 한 점 차. SK는 결국 김세현을 내리고 마무리 투수 서진용을 조기 투입했다.

그러나 키움이 이미 경기 흐름을 장악한 뒤였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등판한 서진용은 볼넷에 이어 허정협에게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김웅빈의 볼넷으로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박동원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역전 점수를 내줬다.

1회부터 7회까지 매 이닝 득점하고도 승부가 뒤집히자, 타선도 지쳤다. 8회 말 이영준, 9회 말 조상우를 각각 공략하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를 마감했다. SK 입장에선 이보다 더 참담할 수 없는 패배였다.

SK 선발 핀토는 4와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 7개(홈런 3개)를 맞고 8실점 했다. 4회까지 2실점으로 잘 버텼지만, 5회 대량 실점해 대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로맥은 모처럼 시즌 20호와 21호 홈런을 포함해 4안타 6타점으로 활약했지만, 팀을 연패에서 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극적으로 3연패를 끊은 키움은 이날 KIA 타이거즈에 패한 LG 트윈스를 밀어내고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키움 김하성과김웅빈은 각각 개인 통산 5번째와 첫 번째 연타석 홈런을 터트렸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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