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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케일럽 이완, 투르 드 프랑스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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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투르 드 프랑스 출전 선수들이 2일(한국 시각) 대회 4구간에서 무리를 이루어 달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투르 드 프랑스 출전 선수들이 2일(한국 시각) 대회 4구간에서 무리를 이루어 달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작지만 폭발적이다. 한국계 혼혈 사이클 선수 케일럽 이완(26·호주·아래 사진)이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 전국 일주 도로 사이클대회)에서 빛나는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3대 그랜드 투어 구간 우승 8회

프랑스 전역을 도는 이 대회는 4월에 열릴 예정이었다가 코로나19로 연기됐다. 지난달 29일(한국시각) 개막한 이번 대회는 21개 구간(길이 3484.2㎞)을 달린다. 1일 열린 3구간 경기(니스~시스테롱, 198㎞)에선 결승선 직전 접전이 벌어졌다. 30여 명의 선수가 뭉쳐 달리던 중 튀어나온 작은 체구의 선수가 1위로 골인했다. 이완이었다.

케일럽 이완

케일럽 이완

이완은 지난해 대회에서도 세 차례 구간 우승을 차지했다. 투르 드 프랑스 외에도 지로 디탈리아(이탈리아, 3회), 부엘타 아 에스파냐(스페인, 1회) 등 3대 그랜드 투어에서는 여덟 번째 구간 우승이다. 4구간까지 마친 2일 현재 6위(포인트 50점)다. 이완은 키 1m65㎝, 몸무게 67㎏이다. 산을 넘어 하루 4~5시간 이상 달리는 펼치는 도로 선수로는 작은 체구다. 그런데 작은 체구 덕분에 공기저항을 적게 받는다. 무엇보다 단숨에 치고 나가는 스프린트 능력이 뛰어나다. ‘포켓 로켓’(pocket rocket, 주머니 폭탄)이란 별명도 얻었다. 펠로톤(peloton, 선두권이 무리 지어 달리는 것) 속에서 뛰쳐나와 1위를 거머쥔 이완은 “계획대로였다”고 말했다.

갈색 피부, 검은 머리와 눈동자 등 이완의 외모는 동양인 느낌이다. 호주인 아버지(마크 이완·52)와 호주 교포 어머니 노은미(52)씨의 2남1녀 중 둘째다. 노씨는 부모를 따라 10살 때 호주에 갔다. 그곳에서 결혼해 이완을 낳았다. 이완은 어릴 때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한국말은 할 줄 모른다. 어머니 영향으로 불고기, 김치, 명란젓 등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이완은 사이클 및 축구선수였던 아버지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자전거를 탔다. 10살 때 사이클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16살 때 프로선수의 꿈을 키웠다. 2012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도로경주에서 은메달을 땄다. 2015년에는 국내 도로경주인 투르 드 코리아에 출전해 우승했다. 지난해 딸 릴리를 얻은 이완은 이번 대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전하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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