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버블 아니냐” 지적에 주요국보다 PER 낮다는 금융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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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증시에서) 공매도 금지가 한시적 조치라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30일 언론에 배포한 ‘10문 10답’이란 자료에서다. 공매도 금지 조치의 6개월 연장에 대해 금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우려에 대응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 만기를 6개월 연장한 것과 같은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매도 관련 제도 개선을 마무리하지 못한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공매도 제도를 개편한 뒤 내년 3월엔 공매도를 다시 허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한국 22배, 독일 41배, 미국 28배 #“차이 여전히 크고 격차 해소 안 돼” #공매도는 내년 3월 재허용 밝혀

주가수익비율(PER) 비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주가수익비율(PER) 비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공매도 금지 연장으로 국내 증시의 ‘버블’(거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에 금융위는 동의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한 수치를 근거로 제시했다. 금융위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국내 증시와) 주요국과의 PBR, PER 격차는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인다. 그 격차가 축소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주요국 증시와 비교하면 국내 주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게 금융위의 시각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국내 증시의 PER 평균값은 21.76배였다. PER은 현재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예컨대 주가가 1만원이고 주당 1000원의 이익을 냈다면 PER은 10배가 된다. 전문가들은 PER이 높을수록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본다. 지난 27일 기준 영국의 PER은 95.1배였고 프랑스(43.82배)·독일(40.56배)·미국(28.13배)·일본(26.32배)도 한국보다 높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 비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주가순자산비율(PBR) 비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국내 증시의 PBR은 지난 27일 0.96배였다. PBR은 현재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이다. 같은 날 기준으로 미국(4.03배)을 포함해 독일(1.6배)·프랑스(1.56배)·영국(1.47배)·일본(1.29배)의 PBR은 한국보다 높았다.

금융위 문답 자료에는 “이자상환 유예까지 기한을 연장한 것은 금융권 팔을 비틀어 정부가 생색내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 아닌지”라는 질문도 있었다. 금융위는 “(금융권은)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169조원의 공적자금 지원에서부터 정부 지원을 통한 시장 안정의 혜택을 여러 차례 받았다”며 “금융권도 큰 거부감 없이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에) 공감하며 동참했다”고 해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금융권의 코로나19 관련 대출 만기 연장은 75조8000억원(24만6000건), 이자상환 유예는 1075억원(9382건)에 달한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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