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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대회 우승 한국전력, V리그는 ‘글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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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국전력 선수단이 29일 컵대회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전력의 컵대회 우승은 2016, 17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뉴스1]

한국전력 선수단이 29일 컵대회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전력의 컵대회 우승은 2016, 17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뉴스1]

프로배구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최하위(6승26패)에 그쳤다. 2018~19시즌(4승 32패)에 이어 두 시즌 연속이다. 코로나19로 4경기를 치르지 못했는데, 다 마쳤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건 없었다. 지난 시즌이 사령탑 데뷔 시즌이었던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쉽지 않았다. 전력 보강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대한항공 꺾고 통산 세번째 정상 #박철우·러셀·김명관 장신벽 위력 #외국인 선수 없이 뛴 팀들 많아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직후 베테랑 박철우(35)가 자유계약선수(FA)가 되자 영입했다. 구단 역대 최고 조건(3년 총액 21억원)이었다. 수비가 뛰어난 레프트 공격수 이시몬(28)도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5순위까지 밀렸고, 미국 국가대표 출신 카일 러셀(27)을 선택했다.

키 2m5㎝인 러셀은 지난 세 시즌 서브 리시브를 하지 않는 라이트 공격수로 뛰었다. 한전에서는 레프트로 보직을 바꿨다. 코보(KOVO) 컵대회를 앞두고 연습경기에서 상대는 러셀에 서브를 집중했다. 리시브 구멍이 뚫렸다. 한국전력은 선수 교체도 고민했다.

컵대회에 나선 러셀은 달라져 있었다. 리시브 실수가 있었지만, 연습경기 때만큼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높은 타점의 공격이 일품이었다. 한국전력은 29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컵대회 남자부 결승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2(25-18, 19-25, 25-20, 25-23, 20-18)로 꺾고 우승했다. 한국전력에는 2016, 17년에 이어 세 번째 컵대회 우승이다. 러셀은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한국전력이 컵대회 우승의 여파를 몰아 10월 개막하는 V리그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한국전력의 강점은 높이였다. 장병철 감독은 2년 차 세터 김명관(23)을 주전으로 낙점했다. 키 1m95㎝의 김명관은 순천제일고 2학년 때 뒤늦게 키가 컸다. 아직 공을 다루는 기술이 부족하다. 블로킹 능력은 뛰어나다. 러셀과 박철우도 블로킹에 일가견이 있다. 지난 시즌 블로킹 6위(세트당 2.00개)였던 한국전력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1위(세트당 3.545개)였다.

그렇다고 한국전력을 V리그 우승권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번 컵대회에 부상이나 자국 대표팀 차출 등으로 외국인 선수 없이 나선 팀이 여럿이다. 컵대회와 V리그 챔프전을 석권한 경우는 두 차례(2006년 현대캐피탈, 2009년 삼성화재)다. 장병철 감독은 “리그에선 다른 팀들이 더 강해질 거다. 이번 우승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전력이 지난 두 시즌처럼 최하위에 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우리 팀 실수도 잦았지만, 한국전력의 짜임새가 좋았다. 러셀도 훌륭했다”고 평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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