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이용 안 되는데 괜찮으실까요? 포장만 됩니다.”
30일 오후 1시 경기도 성남 분당구 정자동 카페거리. 이곳의 한 스타벅스 매장 직원이 출입문 앞에 서서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이렇게 안내했다. 이 직원은 고객이 매장에 들어올 때마다 체온을 쟀다. QR코드 등록 절차를 설명하며 매장 출입 명부를 관리했다. 이 매장은 원형 테이블 10여개를 한쪽 벽으로 밀어 둔 상태였다. 20여개 의자도 모두 치웠다. 직원 안내를 들은 한 여성은 “브런치를 먹고 싶었는데 다른 곳으로 가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동네 카페 몰린 사람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세를 잡기 위해 강화한 방역 조치를 이날 0시부터 시행했다. 조치에 따라 수도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매장 내 이용을 금지하고 포장 판매(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도록 했다.
일명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첫날인 이날 프랜차이즈 카페는 고객이 평소 주말보다 줄어든 모습이었다. 매장 내 좌석 이용을 금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스타벅스 매장 관계자는 “포장만 된다는 설명을 듣고 그냥 가버리는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책 효과는 정부가 거리두기 2.5단계를 적용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다. 카페족은 좌석을 쓸 수 있는 소규모 개인 카페나 프랜차이즈 제과점으로 몰렸다. 비슷한 시각 정자동 카페거리에 있는 한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에는 4인석 테이블 10개 가운데 8개가 차 있었다. 매장 안에 자리 잡은 고객 10여명은 가족·지인과 모여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빵을 먹었다.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나와 개인 업무를 보는 이도 있었다.
개인 카페 역시 손님이 들어차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카페거리 내 한 개인 카페에는 좌석 80여개 중 손님 20여명이 앉아 있었다. 4인석 테이블 5개가 있는 한 소규모 카페는 테이블이 꽉 차 있었다. 책을 펼쳐놓고 개인 공부 중이던 한 여성은 “스타벅스가 닫았길래 이곳으로 왔다”고 말했다.
개인 카페가 몰려있는 경기도 광주 역시 분위기는 비슷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카페는 낮 12시 이곳 1층 주차장이 만차(12대)였다. 2층 주차장에도 자동차가 들어서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손님이 많이 줄었지만 이번 조치로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드라이브 스루' 긴 줄
프랜차이즈 카페라도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방식의 매장은 고객 발길이 이어졌다. 낮 12시 30분 스타벅스 팔당dt점으로 들어서는 차로에는 차량 14대가 줄줄이 늘어섰다. 맨 뒤에 줄을 섰던 차량이 주문한 커피를 받기까지는 15분 이상 걸렸다. 카페 주차 관리 직원은 “드라이브 스루 이용객이 평소 주말보다 10배 정도 늘었다”며 “이전에는 방문 고객의 절반은 매장을 이용했다면 오늘은 100% 드라이브 스루 고객”이라고 말했다.
송파나루역dt점 주변에서는 고객이 몰리며 교통 체증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매장 스타벅스 진입 차로에 70~80m까지 대기 차량이 늘어서면서다. 인근 주민은 “카페 대기 차량이 횡단보도에도 정차하다 보니 보행자가 피해 다녀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말했다.
채혜선·권혜림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