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베 두번 꺾은 '궤양성 대장염' ···일본인 22만명 앓는 난치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오전 일본 총리관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 참석했다. NHK는 아베 총리가 이날 오후 5시 기자회견에서 건강상태와 사임 이유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오전 일본 총리관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 참석했다. NHK는 아베 총리가 이날 오후 5시 기자회견에서 건강상태와 사임 이유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66) 일본 총리가 사임 의사를 굳혔다고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갑작스러운 사임의 이유는 2007년 1차 집권 때와 마찬가지로 지병이다. 50년간 앓아 온 '궤양성 대장염'이 다시 악화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에 처음 증상이 나타난 건 중3인 17세 때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표적인 염증성 장 질환으로 일본에만 22만명의 환자가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난치병으로 지정한 이 병은 약으로 증상을 억제할 수는 있지만 완치는 불가능하다.

이 병은 면역 기능 부전이나 유전 등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내 세균을 포함한 인체 외부의 자극에 과도하게 면역반응을 나타내며 만성 염증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설사와 변을 참지 못해 급히 화장실을 찾는 복통 등이 주증상인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악화하기도 한다. 증상이 악화하면 복통과 발열, 체중 감소 등을 일으킨다.

2006년 9월 ‘최연소 총리’ 타이틀을 달고 집권한 아베 총리는 당시에도 지병을 이유로 1년 만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당시 아베 총리가 “(사임보다는)좀 쉬었어야 했다”며 후회했다는 얘기도 돌았던 만큼 이번에는 쉽게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결국 두 번째 사임을 결심해야 할 만큼 병세가 쉽게 회복되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역대 일본 총리 연속 재임기간 순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역대 일본 총리 연속 재임기간 순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아베 총리는 8년 전 장 적출 수술을 검토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한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주치의 소개된 히비 도시후미 당시 게이오대 의학부 교수와의 대담에서 부인 아키에 여사가 “정치 따위는 그만두라”고 울면서 호소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은 지난 6월 말부터 흘러나왔다. 그리고 지난 17일과 24일, 아베 총리가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이나 대학병원을 방문해 장시간 체류하자 건강 이상설은 소문이 아닌 사실로 확인되는 분위기였다.

28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17일 병원을 방문한 아베 총리는 암 검사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집권 자민당 관계자들은 “아베 총리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해 오봉(お盆·한국의 추석과 유사한 일본 명절로서 양력 8월 15일) 연휴 기간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을 때 암 검사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보도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