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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억만장자 술 파티서 60명 집단감염…유럽도 발칵 뒤집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휴가철 이후 유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일 밤 열리는 술 파티와 대규모 스포츠 경기 등 느슨해진 사회 분위기가 주범으로 지목된다.

伊 전 F1 감독이 연 파티, 최소 8000명 참가 #佛 누드비치 이어 국제 사이클대회 비상 #독일, 마스크 착용 지침 어기면 벌금 7만원

각국 정부는 서둘러 대규모 모임 금지 등에 나섰지만 방역 수칙을 어기고 강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유럽 내 일일 확진자 수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탈리아, 억만장자 술 파티 후 60명 확진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반도 서쪽 지중해에 위치한 사르데냐 섬에서 60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탈리아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사이에 있는 사르데냐 섬은 그동안 코로나19 청정 지역으로 꼽혔다.

이탈리아 투스카니 로시냐노 솔베이 비치에 피서객들이 몰려있다. 이탈리아는 휴가철 이후 코로나19 재확산기에 들어서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투스카니 로시냐노 솔베이 비치에 피서객들이 몰려있다. 이탈리아는 휴가철 이후 코로나19 재확산기에 들어서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EPA=연합뉴스]

그러나 지난 8월 첫 주 사르데냐 섬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술 파티가 열린 뒤부터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전 르노 포뮬러원(F1) 감독 플라비오 브리아토레가 운영하는 이 나이트클럽은 국내외에서 수천 명을 초청해 몇 주간 매일 밤 파티를 열었다.

이탈리아 당국은 8월 첫 주에만 8000~1만10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하고 방문자 동선 추적에 나섰다. 당국은 나이트클럽 측에 방문자 명단을 요청했지만, 코로나19추적을 우려한 방문자들이 거짓 정보를 기재했을 가능성이 커 조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반도 서쪽 지중해 샤르덴 섬에서 나이트클럽 파티를 개최한 전 르노 F1팀 감독 플라비오 브리아토레. 그는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고 밀라노에서 치료 중이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반도 서쪽 지중해 샤르덴 섬에서 나이트클럽 파티를 개최한 전 르노 F1팀 감독 플라비오 브리아토레. 그는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고 밀라노에서 치료 중이다. [AP=연합뉴스]

파티를 개최한 브리아토레와 그의 지인 볼로냐 소속 축구선수 시니샤 미하일로비치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브리아토레는 8월 중순 당국의 나이트클럽 폐쇄 명령에 “정신 나간 사람들이 만든 규칙”이라며 불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탈리아 일일 확진자 수는 1367건으로 지난 5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신규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사르데냐 섬에 다녀온 관광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프랑스, 누드 비치 이어 국제 사이클 대회 

집단감염으로 골머리를 앓는 건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지난 25일 프랑스 남부의 누드 리조트 카프다드에서 손님 140명이 양성판정을 받으면서다. 이번 주말에는 남부 니스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도로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까지 열려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사이클 선수 170여명이 참가하는 이 대회는 프랑스를 비롯해 알프스 산악 구간 곳곳에서 열린다. 선수들이 지나는 길목마다 거리 응원단이 나서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된다. 지난 25일 니스에서 훈련을 받던 벨기에 소속 팀원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긴장감은 더 높아졌다.

스페인 소속 사이클 선수들이 오는 29일부터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시작되는 세계적인 도로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를 위해 훈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페인 소속 사이클 선수들이 오는 29일부터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시작되는 세계적인 도로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를 위해 훈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주최 측은 성명을 통해 “야외 경기이고, 방역을 철저히 하기 때문에 문제 되지 않는다”며 대회 강행 의사를 밝혔다. 또 지난 6월 열릴 예정이었던 대회를 한 차례 연기한 만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프랑스 당국은 이날 확진자 수가 6111명으로 전날보다 700명이 급증하자 니스 등 프랑스 19개 지역에 적색경보를 내렸다.

독일 “4월 이후 최다…까다로운 상황 접어들어”

독일은 최근 신규 확진자 1500~2000명 수준을 기록하자 방역 지침을 강화했다. 마스크 착용 규정 위반하면 최소 50유로(약 7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축제·콘서트·스포츠 행사 대규모 모임 금지를 연장하기로 했다. 슈피겔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16개 연방주 총리들은 이날 이같은 방역 강화 지침을 결정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독일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까다로운 상황"이라며 개인 방역 준수를 당부했다. [AF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독일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까다로운 상황"이라며 개인 방역 준수를 당부했다. [AFP=연합뉴스]

이에 따라 참석자의 추적하기 어려운 대규모 행사는 올해 말까지 금지되고, 스포츠 경기는 오는 10월까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다. 또 25명 이상의 사적 모임도 금지했다.

독일 당국은 코로나19위험국가로의 여행을 자제하도록 의무 격리를 강화하고,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 코로나19 검사도 9월 중순 이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메르켈 총리는 “4월 이후 잠잠했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해 까다로운 상황에 접어들었다”면서 개인 방역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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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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