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럽 "코로나 재확대 큰일" 하루 3000명씩 늘자 스페인 노상흡연 금지 나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동안 잠잠했던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재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은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고 나이트클럽 등 밀폐된 장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프랑스도 직장 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검토하는 등 유럽 각국에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WHO, 전 세계서 29만4327명 추가 확진 #"하루 확진자 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

16일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보건당국은 "수일 전부터 급격하게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사람 간에 밀착하기 쉬운 나이트클럽 등 일부 시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또 타인과 2m 거리를 확보할 수 없는 노상 흡연은 금지할 예정이다.

스페인에서는 코로나 재확산이 이뤄지면서 2m 이상 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5일 스페인의 거리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페인에서는 코로나 재확산이 이뤄지면서 2m 이상 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5일 스페인의 거리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AP=연합뉴스]

가장 먼저 조처를 한 곳은 스페인의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이다.

BBC에 따르면 갈리시아 지방정부는 최근 거리·옥상 등 실외에서 흡연 금지를 권고하는 전문가 의견을 수용해 길거리 흡연을 금지했다. 전문가들은 흡연자가 담배 연기를 내뿜을 때 연기 속에 코로나바이러스 비말이 포함될 위험이 있다고 봤다. 스페인 감염병 학회는 지난달 코로나 19 무증상자가 흡연할 경우 비말을 통해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흡연을 위해 마스크를 내렸다 다시 쓰는 과정에서도 감염 위험이 커진다. 흡연 자체가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의 진행을 더 악화시키기 때문에 감염될 경우 중증이 될 위험성이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자문위원회 위원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빌라는 "이 조치가 흡연자들에게 인기가 없으리라는 것을 알지만, 지금은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보장되지 않는 실외 흡연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지지통신은 "스페인 전역에 언제부터 길거리 흡연 규제가 확대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에서 14일(현지시간) 관광객들이 거리를 거닐고 있다. 카나리아 제도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보장되지 않는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기로 했다. [EPA=연합뉴스]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에서 14일(현지시간) 관광객들이 거리를 거닐고 있다. 카나리아 제도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보장되지 않는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기로 했다. [EPA=연합뉴스]

스페인에서는 지난 6월 150명대까지 내려갔던 일일 확진자 수가 최근 다시 급증해 이달 들어 1500명~3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 15일 스페인의 누적 확진자 수는 37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유럽 국가 중에 가장 많은 수치다. 

스페인에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스페인 여행에서 귀국하는 독일인 감염사례가 늘자 독일 정부는 15일(현지시간) 스페인을 코로나 19 위험지역으로 지정했다. 스페인에서 독일로 입국하는 사람은 코로나 19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거나 14일간 격리해야 한다. 독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누적확진자는 22만여명으로 전날보다 1415명 늘었다. 이는 지난 5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영국 마스크 착용 계속 어기면 최대 500만원 벌금 

유럽에서 확진자가 두 번째로 많은 영국에서도 코로나 확진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영국의 코로나 확진자는 15일 기준 31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영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9일 6주 만에 처음으로 1000명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10일 하루를 빼고는 계속 1000명을 웃돌고 있다.

영국에서도 최근 일일 확진자가 1000여명대로 올라서며 코로나가 재확산되는 분위기다.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31만여명이다. 지난 12일 영국 런던에서 마스크를 쓴 여성이 세일 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에서도 최근 일일 확진자가 1000여명대로 올라서며 코로나가 재확산되는 분위기다.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31만여명이다. 지난 12일 영국 런던에서 마스크를 쓴 여성이 세일 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 정부는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를 어길 경우 부과하는 벌금을 올리기로 했다. 현재는 대중교통·상점·영화관 등에서 마스크를 안 쓰면 100파운드(약 15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영국 정부는 반복적으로 이를 어기면 최대 3200파운드(500만원)까지 벌금을 늘리도록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영국 런던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판기 내 마스크의 모습이다. 영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를 반복적으로 어길 시 최대 500만원의 벌금을 내도록 규정을 바꿀 예정이다. [EPA=연합뉴스]

영국 런던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판기 내 마스크의 모습이다. 영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를 반복적으로 어길 시 최대 500만원의 벌금을 내도록 규정을 바꿀 예정이다. [EPA=연합뉴스]

누적확진자가 23만여명인 프랑스에서도 연일 3000명에 육박하는 기세로 감염자 수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직장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프랑스에서는 클러스터(감염자 집단)의 22%가 민간기업 내에서 발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여름 휴가철에 코로나 재확산...관광대국 '긴장' 

여름 휴가철을 맞아 코로나가 재확산하자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일부 유럽 국가가 다시금 긴장하고 있다.

관광대국인 이탈리아도 한 달 전보다 신규 확진자가 2배 늘면서 국가 차원의 재봉쇄 필요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약 25만명이다.

영국인이 휴가지로 즐겨 찾는 프랑스에서 확진자가 늘면서 영국 정부가 오는 15일부터 프랑스에서 영국에 입국하는 사람에 대해 2주간의 자가격리 의무화 조치를 적용키로 했다. BBC에 따르면 최대 50만명의 영국인이 프랑스에서 여름 휴가를 보낸다. 이번 조치에 많은 영국인이 공항·항구로 모여들어 귀국을 서둘렀다.

관광업이 전체 국가 경제의 20%인 크로아티아는 당초엔 코로나 대응에 선방했지만 최근 관광객이 몰리며 감염자가 크게 늘었다. 신규 확진자가 오히려 지난 봄보다 많아지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1차 확산 당시 가장 많은 일일 신규 확진자는 96명이었는데 지난 14일에는 208명이 감염됐다.

국내총생산(GDP)의 18%가 관광에서 나오는 그리스는 서둘러 국경을 개방했다가 확진자가 급증하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에 잘 대처했다고 평가받았던 그리스는 신규 확진자 규모가 이달부터 세 자릿수대로 늘었다.

이에 그리스 정부는 해외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과 자국민에게 입국 전 72시간 이내에 발급된 코로나 음성 확인서를 제출토록 할 방침이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24시간 동안 29만4237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다고 BBC가 16일 보도했다. 하루 추가 확진자 수로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규모다.

이날 오후 7시 현재 존스홉킨스대 등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2150만 명을 넘었다. 누적 확진자 수가 500만 명에서 1000만 명으로 증가하는 데 38일이 걸렸지만, 1500만 명에서 2000만 명으로 불어나는 데는 단 2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