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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에 총 쏜 10대, 트럼프 지지자"…백악관 "개인행동" 선 그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에서 발생한 ‘흑인 아빠 피격’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총격을 가한 10대 소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라는 정황이 나왔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개인 계정에서 트럼프 캠프 집회 영상 발견 #"집회 간 개인 행동에 백악관이 책임 지지 않아"

흑인 피격에 항의하는 시위대 향해 총격 가한 10대 소년 카일 리튼하우스. [CNN 홈페이지]

흑인 피격에 항의하는 시위대 향해 총격 가한 10대 소년 카일 리튼하우스. [CNN 홈페이지]

CNN은 27일(현지시간) “(총격을 가한) 카일 리튼하우스(17)의 것으로 추정되는 소셜미디어 계정 곳곳에 트럼프 대통령 및 경찰을 지지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고 전했다. 리튼하우스는 25일 밤 위스콘신주 자신의 집으로부터 약 20㎞ 떨어진 커노샤 지역에서 시위대를 향해 자동소총을 난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시위대는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29)가 백인 경찰에게 총격을 당해 중태에 빠진 사건에 항의 집회를 열고 있었다. 리튼하우스의 총격으로 26세의 백인 남성을 포함해 2명이 죽고, 한 명은 다쳤다. 경찰은 다음날 리튼하우스를 1급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CNN은 리튼하우스가 틱톡 계정에 올해 초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렸던 트럼프 캠프의 집회 현장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고 밝혔다. 또 스냅챗 계정에 게시된 영상에는 사건 당일인 25일 시위 현장에 등장한 리튼하우스의 모습이 나오고, 이 영상은 몇초간 총기 소지자의 시선으로 전환되기도 한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밖에 그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는 시위대에 대항해 나온 ‘경찰 생명도 소중하다(Blue Lives Matter)’는 구호를 공유한다거나 경찰복을 입고 소총을 들고 있는 사진을 종종 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 남성 제이콥 블레이크가 차량으로 향하자 경찰이 총을 겨눈 채 뒤쫓고 있다. [연합뉴스]

흑인 남성 제이콥 블레이크가 차량으로 향하자 경찰이 총을 겨눈 채 뒤쫓고 있다. [연합뉴스]

리튼하우스가 폭력 시위에 반발해 조직된 ‘자경대’의 일원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할 지역 경찰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특정인들을 경찰 대리인으로 선정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리튼하우스는 사건을 일으키기 전 “주민들이 다치면 위험한 곳으로 달려가겠다. 이것이 내가 소총을 소지한 이유”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튼하우스의 총격으로 블레이크 사건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선 긋기에 나선 모습이다. 백악관은 리튼하우스 사건에 대해 "경선 현장에 간 사람들의 개인적 행동에 (백악관이)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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