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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판사 "새로운게 빵빵 터지는데 조국씨는 확인 안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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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지난해 9월 박지원 당시 무소속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제시한 이른바 '동양대 표창장 원본' 파일에 대해 "내가 보냈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조 전 장관 측이 공개하지 않은 표창장 원본 파일을 자신도 입수했다며 '검찰의 피의사실 유출 의혹'을 제기했었다. 김 비서관의 진술은 박 전 의원의 의혹 제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김미경 "제가 보냈을 순 있을 것 같다" 

김 비서관은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동양대 표창장 원본 파일에 대해 증언했다. 김 비서관은 "(조 전 장관)가족들로부터 받았다. 누가 촬영했는지는 모른다"며 "국회의원들이 표창장을 많이 물어보셔서 누군가에게 제가 보냈을 순 있을 것 같다. 후보자(조국)가 보내진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변 출신인 김 비서관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 시절부터 함께 일해 온 그의 '심복'이다. 후보 시절 청문회 준비단에서 신상팀장을 맡았다.

김 비서관은 검찰이 "본인이 보냈을 가능성이 있지만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냐"고 묻자 김 비서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김미경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 [연합뉴스]

김미경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 [연합뉴스]

박 의원은 지난해 9월 6일 청문회에서 조 후보자 딸이 동양대에서 받은 것으로 알려진 표창장 컬러본 사진을 띄운 스마트폰 화면을 내보였다. 그러면서 "(이 사진이) 저한테도 와 있다"며 "이게 바로 문제다. 후보자는 공개하지 않았는데 검찰에 압수수색이 된 표창장은 저한테도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피의사실 유출을 의심케 하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부산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것은 흑백으로 된 표창장 사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 의원이 공개한 사진의 유출 경로를 규명하기로 했었다. 박 전 의원은 청문회 이틀 후인 지난해 9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보자나 따님, 또는 검찰에서 입수하지 않았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어 김 비서관 등 관련자들이 검찰 출석을 거부하면서 유출 경로 규명은 무산됐다.

김미경 "조국은 몰랐다" 반복, 재판장 답답함 표시 

이날 김 비서관은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언론 보도로 불거진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입시비리 의혹 등에 대해 '조 전 장관은 몰랐다' '조 전 장관도 깜짝 놀랐다'는 대답을 반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판장인 임정엽 부장판사는 "조국 씨는 청문회 준비하는 빌딩에서 자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집에 들어갈 것 아녜요. 증인 얘기에 따르면 조국 씨와 피고인(정 교수)은 아무 대화를 안 한 거예요”라며 답답함을 표시했다.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지난해 9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공개한 조국 후보자 딸 동양대학교 표창장 사진. [뉴스1]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지난해 9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공개한 조국 후보자 딸 동양대학교 표창장 사진. [뉴스1]

김 비서관은 임 부장판사의 질문에 "말씀드린 것처럼 후보자가 신경쓰고 챙겨야 할 부분은 이것(사모펀드·입시비리 의혹)만 있는 게 아니라서"라고 답했다. 그러자 임 부장판사는 "그게 왜 말이 안되냐면, 챙길 게 있어도 청문회라는 거는요. 언론에서 문제삼지 않으면 대응할 필요가 없어요. 새로운 게 빵빵 터지고 있는데 조국 씨는 집에 가서 피고인(정 교수)에게 확인할 것 아닙니까"라고 지적했다.

김 비서관은 당초 예정된 증인신문기일인 6월 18일 공무상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에 재판부는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고 김 비서관은 이의를 신청했다. 그는 “6월 17일에 통일부 장관이 사의해서 하루종일 급한 회의를 했고, 저녁 7시가 넘어 재판부의 문자를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감안해서 이의 수용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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