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혼생활 지속여부 초기에 결정

중앙일보

입력

건실한 결혼생활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 하는 것은 결혼 당시 부부의 사랑과 약속 수준이 어느 정도였느냐에 달려있는 것으로 미국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 밝혀졌다.

오스틴 텍사스대학의 테드 L.휴스턴 박사는 `당대 심리학 경향' 8월호에 게재된 연구 보고서에서, '성공적인 결혼은 바로 출발 때부터 높은 수준의 애정을 유지하는 것으로서, 그같은 결혼에서는 두 사람이 상호 연인으로 행동하고 그러한 방식을 지속한다'고 말했다.

휴스턴 박사 팀은 168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결혼 당시와 결혼생활의 첫 2년 동안, 그리고 13년 후에 인터뷰를 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장기적인 관계를 추적했다. 설문 내용은 배우자에 대한 느낌과 결혼생활 전반에 대한 것이었다.

그 결과 13년 동안 내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온 부부는 결혼 당시부터 서로 깊이 사랑하고 있었고 서로 마음이 일치됐던 반면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못한 부부는 결혼 당시 인터뷰 때부터 서로 부정적이거나 불안정한 관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휴스턴 박사 팀은 좋았든 나빴든 부부 관계는 결혼 후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그 전반적인 색조가 변하지 않았으나 예외적으로 배우자에게 처음 결혼했을 때보다 부정적인 면이 적다는 것을 알기 시작한 사람은 결국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하게 된 경우는 있었다고 지적했다.

168쌍의 부부 가운데는 결혼 당시 서로 간에 수준이 높은 애정과 사랑을 갖고 있다는 비현실적인 생각으로 결혼을 했기 때문에 비교적 오래 결혼생활을 유지하다가 결국 이혼에 이른 부부도 일부 있었다.

이런 타입의 관계에 있는 부부는 연구자들과 인터뷰를 할 때 처음에는 배우자의 매력이 적다는 점이나 결혼생활에 대한 현실적 깨달음을 시인하고 그같은 문제에 초점을 맞추려는 데 대해 저항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와 반대로 결혼 초기에 불화를 경험한 부부는 더 빨리 그러한 불화에서 벗어났다. 이러한 타입의 부부들은 결혼이라는 단순한 행위가 불화를 축복으로 바꿔줄 것이라는 희망에서 결혼을 한 사람들로서, 그 희망이 헛된 것으로 드러나면 곧 결혼관계를 청산한다.

휴스턴 박사 팀은 오랫동안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는 상대에 대해 구애기간 중에 처음 생기기 시작하는 감정인 깊은 사랑과 애정, 그리고 애착심 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