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에…농촌보다 도시 일자리 더 줄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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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농·어촌 지역보다 도시 지역이 더 컸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제조업과 대면 서비스업이 주로 도시 지역에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가 농·어촌보다 고용률 감소 폭 2배↑

농림·어업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감소폭이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농림·어업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감소폭이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시·군별 주요 고용지표 집계 결과’에 따르면 9개 도의 시 지역 상반기 고용률은 58.3%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서 2.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군 지역은 65.9%로 0.9%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률 감소 폭은 시 지역이 군 지역보다 2배 넘게 컸다. 실업률로 보면 상반기 9개 도의 시 지역 실업률은 3.6%로 지난해와 비교해 0.2%포인트 하락했지만 군 지역은 1.5%로 지난해와 차이가 없었다. 시 지역의 실업률이 군 지역보다 2.1%포인트 높았다.

군 지역 일자리 감소 폭이 작았던 것은 농림어업 종사자 비중이 높았던 탓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본 업종이 주로 제조업과 대면 서비스업인데 이들 업종은 시 지역에 몰려있다. 농림·어업 종사자가 많은 군 지역 일자리 감소가 덜 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 “시 지역 농림어업 비중은 정도이고 군 지역은 농림어업이 37% 정도 차지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의 영향이 주로 미친 숙박·음식점업이라든가 교육서비스업, 개인서비스업이 아무래도 군 지역보다는 시 지역이 더 많이 몰려있기 때문에 취업자 감소가 더 컸다”고 설명했다.

도시 지역, 임금·비임금 근로자 모두 줄어

이런 경향은 도시 지역과 농촌 지역의 근로 형태를 살펴보면 더 분명하게 나온다. 시 지역은 임금근로자가 전년동기대비 2.1% 감소했지만, 군 지역은 4.5% 줄었다. 임금근로자 감소 폭은 군 지역이 오히려 더 컸다. 하지만 시 지역 비임금근로자는 2.4% 줄어들며 임금근로자(2.1%)와 비슷한 감소 폭을 보였지만 군 지역은 0.1% 감소에 그쳤다. 제조업과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서비스업이 많은 시 지역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임금과 비임금근로자를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하지만 비임금근로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림·어업 비중이 특히 높은 군 지역은 일자리 감소 폭이 덜했다.

“경북 일자리 감소 수도권보다 작아”

산업 구조가 일자리 피해 규모의 차이를 만드는 데 중요하다는 것은 지역별 고용 통계에도 두드러진다.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이 특히 컸던 지역은 경북이었다. 하지만 정작 시·군별 고용지표에서는 경북 지역의 일자리 감소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경북지역에서 고용률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포항시다. 포항시 고용률은 지난해 상반기 61.1%에서 57.3%로 3.8%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다른 8개 도 중 고용률 하락 폭이 가장 컸던 전남 곡성군(-4.9%포인트), 강원 춘천시(-4.7%포인트), 충북 증평군(-4.7%포인트), 충남 금산군(-4.6%포인트), 경남 창원시(-4.2%포인트)보다 낮았다.

경북 지역이 코로나19 피해가 컸음에도 일자리 감소 폭이 특히 크지 않았던 것은 수도권과 같은 도시 지역보다 농림·어업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제조업과 대면 서비스업, 청년층에서 특히 컸다”면서 “상대적으로 이런 업종이 몰려 있고 젊은층이 많은 수도권 도시 지역이 경북 지역보다 일자리 감소 폭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통계청의 시·군별 조사에서는 특별·광역시는 빠졌기 때문에 이런 차이는 더 크게 나타났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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