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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5위 태풍 '링링' 닮은 '바비'…걷기힘든 강풍 오늘밤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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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해 9월 북상하는 제13호 태풍 '링링'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편성한 재난방송을 통해 지역·부문별 태풍 피해 방지 작업 현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중앙TV 방송에 공개된 평양 사동구역 협동농장의 방재 현장 모습.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해 9월 북상하는 제13호 태풍 '링링'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편성한 재난방송을 통해 지역·부문별 태풍 피해 방지 작업 현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중앙TV 방송에 공개된 평양 사동구역 협동농장의 방재 현장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태풍 ‘링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북한이 올해 제8호 태풍인 ‘바비’ 북상 소식에 긴장태세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성민 북한 기상수문국(기상청) 부대장은 24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22일에 발생한 태풍8호가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규모는 작지만 세기가 약화되지 않은 채 이동하고, 특히 서해안 지역은 태풍의 오른쪽 반원에 속해 상대적으로 바람이 세서 매우 위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당장 26∼27일 태풍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고 태풍 경보를 발령하는 한편,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정옥 국가비상재해위원회 부국장은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자연재해 비상통보체계를 24시간 정상 가동해서 수시로 제기되는 이러한 재해성 자연현상에 대해 신속·정확히 접수받고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부국장은 “산사태 위험 구간과 침수위험 지역, 태풍과 해일 위험지역을 비롯한 모든 위험요소에서 인명 피해가 절대로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를 잘해야 한다”며 “국토·환경보호, 농업, 도시경영, 철도운수부문을 비롯한 모든 부문에서 태풍피해를 미리 막기 위한 사전 준비를 책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이처럼 태풍 바비의 접근에 긴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난해 태풍 링링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중앙TV는 2012년 15호 태풍 ‘볼라벤’과 지난해 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북한 전역에서 커다란 피해가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과거 태풍 피해의) 교훈은 순간도 소홀히 하면서 요행수를 바라다가는 상상할 수 없는 인적·물적 피해를 입게된다는 것”이라며 “태풍피해를 철저히 막는 사업이 인민 생명과 국가·사회재산을 지키는 중대한 사업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비는 빠른 속도와 규모 때문에 한국에서 역대 5위급 강풍을 동반했던 링링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4일 기상수문국에서 알리는 소식을 통해 제8호 태풍 바비 경로 보도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24일 기상수문국에서 알리는 소식을 통해 제8호 태풍 바비 경로 보도하고 있다. 뉴시스

태풍 ‘바비’ 오늘 제주 남쪽 해상으로 북상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제주도 남쪽 해상으로 북상해 다음 날인 26일 오후께 제주도에 가장 가까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날 밤 제주도부터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많은 비가 내릴 예정이다.

이후 바비는 서해안을 따라 점차 올라와 27일 오전 서울에 가장 근접하며, 이후 북한 황해도에 상륙한 뒤 내륙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전날 밤부터 비가 시작됐으며 이날 밤에는 남해안, 27일 오전에는 그 밖의 남부지방, 같은 날 밤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겠다.

이날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24일 밤부터 누적) 30∼80mm(많은곳 제주도 산지 120mm 이상), 남해안과 서해5도 5∼40mm다.

기상청은 전날 브리핑에서 태풍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26일 밤부터 27일 사이 제주도와 전라 서해안의 최대 순간풍속은 시속 180∼216km(초속 50∼60m), 그 밖의 서쪽 지역과 남해안의 최대 순간풍속은 시속 126km(초속 35m)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풍속에 대한 피해강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풍속에 대한 피해강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60m면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는 정도이고 시설물이 바람에 날려 훼손되거나 부서질 수 있다. 특히 초속 50m 이상이면 가장 상위에 속하는 개념이라서 바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이 가능한 풍속이다.

태풍 바비는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이며 산맥의 이름에서 따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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