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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대깨문의 유사파시즘을 ‘양념’이라니…文이 결국 문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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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유튜브 대담. 유튜브 캡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유튜브 대담. 유튜브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7일 "대깨문들의 유사 파시즘을 '양념'이라고 하는 대통령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유튜브에 공개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대담을 통해서다. 국민의당은 '文 정부의 실체 파악과 대안 모색'을 주제로 안 대표와 진 전 교수의 대담을 지난 13일 개최한 뒤, 영상을 이날 안철수 대표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

대담 첫 주제는 '조국 사태'였다. 안 대표는 "옳고 그름보다 우리편이냐 상대편이냐로 모든 걸 판단하는 걸 보고 조폭문화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벌인 서초동 집회와 관련 "지지자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게 정치인인데 한국에선 지지자들이 정치인을 위해 싸우는 반대 현상이 일어났다"고 해석했다.

진 전 교수도 "노비들이 주인마님을 위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민주주의 원칙이 뒤집힌 것"이라고 맞장구쳤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권만 해도 기본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했다. 그런데 (집권한) 586 세력은 자유민주주의 학습을 거의 못했다"며 "합의가 아니라 척결하는 개념의 군사주의적 마인드를 가졌다. 진위를 따지는 게 아니라 승패의 개념으로 접근하니 그런 일이 생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둘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세계관이 이상하다” “정신분열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직격했다. 진 전 교수는 "대통령의 세계관이 좀 이상하다. 결국 대통령에게 문제를 물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깨문들의 공격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집단으로 쫓아가 이지메(따돌림)하는 '유사 파시즘'"이라며 "그런 행태에 '경쟁을 재미있게 해주는 양념'이라는 말을 대통령이 썼다. 뜨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방명록에 '고맙다'고 썼을 때 세계관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국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라고도 했을 땐 확 깼다. 결국 참모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자신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지지가 유지되는 건 40% 이상의 문 대통령 콘크리트 지지율 때문”이라며 “많은 사람이 (이 정권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우라를 씌워서 보고 있다. 그 아우라를 빨리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 대표도 "대통령이 협치를 강조했는데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다"라고 했다. 이어 "의대 정신과에서 '부모가 아이를 기를 때 아이에게 말과 행동을 너무 다르게 대하면 정신분열증이 걸릴 수 있다'고 배웠다. 국가 지도자의 말과 행동이 다르면 나라를 정신분열적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검찰 개편안에 대해서도 "민주적 통제라는 이름으로 검찰이 독립성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게 목표가 됐다"(진 전 교수)고 혹평했다. 진 전 교수는 "그런 개혁이 되면 검찰은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그 정권의 개가 되는 문제가 생긴다. 뎅진웅(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의 플라잉어택 등 이미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안 대표는 "자기들이 적폐인 걸 알다 보니까 정부·여당이 그렇게 얘기하던 적폐청산을 더는 얘기하지 않는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충견이나 애완견이라고 생각했는데, 맹견이라 판단하니 가혹하게 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 보니 검찰도 정신병에 걸리고 있는 슬픈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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