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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식 없이 떠난 조세영…외교부, 최종건 차관 인사에 부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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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24일 당시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조 전 차관은 이날 별도의 이임식 없이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이임 인사를 전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 24일 당시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조 전 차관은 이날 별도의 이임식 없이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이임 인사를 전했다. [연합뉴스]

조세영 외교부 전 1차관이 이임식을 열지 않고 외교부를 떠났다.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단행한 차관급 인사로 외교부를 떠나게 된 조 차관은 대신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조 차관은 이메일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따로 이임식은 열지 않고 메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5년 만에 다시 외교부로 출근하며 지난 1년 11개월 동안 동료들과 고민과 걱정, 그리고 기쁨도 함께 나눴다”고 회상했다.

또 “지난 몇 달 동안 코로나 사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외교부’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뿌듯했다”라고도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강경화 장관님의 따뜻한 리더십 아래 더욱 훌륭한 성과를 이루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선 지난해 5월 임명 이후 무난한 업무처리로 호평을 받아온 조 전 차관이 이번 인사 교체 명단에 포함된 것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앞서 문 대통령이 14일 외교부 1차관에 최종건(46)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을 내정하자 외교부는 술렁였다. 4강 외교뿐 아니라 외교부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에 비(非)외교관 출신은 처음인 데다 최 신임 차관은 역대 최연소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외교부 1차관에 최종건(46) 청와대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을 임명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외교부 1차관에 최종건(46) 청와대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을 임명했다. [중앙포토]

특히 조직 관리가 핵심인 1차관직을 외부 인사인 최 신임 차관이 맡게 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과장·심의관급 연배인 최 차관의 나이도 이례적이다. 현직 외교부 과장 중에는 최 차관보다 연장자인 경우도 있다.

이처럼 이례적인 최 차관의 인사 배경을 놓고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고 있다. 최 차관은 작년 12월부터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의 불화설에 여러 차례 휩싸였다.

김 차장이 이번 청와대 인사에서 유임된 직후 최 차관의 외교·안보 부처 이동설이 나왔다. 9.19 남북 군사합의를 주도한 최 차관은 당초 국방부 차관을 희망했으나 국방부가 반대했고, 4선의 원내대표 출신인 통일부 이인영 장관 역시 부정적이어서 외교부로 오게 된 것이라는 얘기다.

최 차관이 부임하면서 특정 대학 출신 또는 관련 인사가 외교부 요직을 독점하는 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최 차관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기정 전 안보실 2차장과 더불어 현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주축인 이른바 ‘연정(연대 정외과) 라인’의 핵심으로 꼽힌다. 차관급인 김준형 국립외교원장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연대를 나왔다.

조 차관이 이임식을 열지 않고 떠나는 것도 이런 ‘파격 인사’에 대한 내부의 혼란스러운 기류가 반영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외교부에서는 이임식을 열지 않은 이유를 “코로나 상황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최 차관의 취임식도 코로나19의 재유행으로 인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김다영·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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