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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의료비 연200만원 돌파···건강기능식품 사는데 13만원

중앙일보

입력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심장병 수술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심장병 수술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 가구의 연간 의료비 부담이 처음으로 200만원을 넘어섰다. 건강보험과 별도로 가구당 3.5개의 민간 의료보험에 가입해 17만원가량의 보험료를 내고 있다.

건강보험연구원 문성웅 부연구위원, 황연희·오하린 주임연구원은 '건강보장 이슈&뷰' 최근호에 한국의료패널을 활용한 가계부담 의료비 및 민간의료보험 실태를 공개했다. 의료패널 데이터는 6640가구(1만8409명)를 방문 조사한 것이다. 연구팀은 2017년 패널 자료를 분석했다.

의료비에는 병원·산후조리원 등의 부담금, 의약품 구입비, 마스크·안경 등의 보건의료 용품이나 건강기능식품 구입비, 간병비, 병원 이용에 든 교통비 등을 더한 것이다.

가구당 의료비는 2017년 208만2227원이다. 전년보다 4.1% 증가했다. 소득 수준에 따라 가구를 1~5분위로 나눴을 때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 가구는 146만원을, 5분위는 274만원을 지출했다. 5분위는 1분위의 1.9배에 달했는데, 전년(1.6배)보다 차이가 벌어졌다.

2017년 기준으로 병원·산후조리원 등에서 낸 돈이 67.7%로 가장 많다. 약품 구입비가 18.8%를 차지했다. 건강기능식품 구입비와 간병비 등이 9.2%이다.

병원 등의 보건의료 서비스 부담금 중에는 외래진료 때 낸 돈이 93만원(보건의료 서비스 부담금의 66%)를 차지한다. 한국인은 연간 17회가량병의원을 이용(외래진료)하는데, 이와 무관하지 않다. 외래진료 횟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많다. 입원 진료비 부담은 44만원(31%)이다.

건강기능식품 구입에 약 13만원을, 간병비로 4만2000원가량을 쓴다.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에 5만6500원을 쓴다.

민간의료보험에도 여전히 적지 않은 돈을 지출한다.
가구당 3.51개의 보험에 들었고 월평균 17만원을 보험료로 낸다. 민간보험에 든 사람만 따지면 4.49개, 21만원이다. 민간의료보험은 가구당 2011년 3개에서 2017년 3.51개로 매년 늘고 있다. 정부가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지만, 여전히 민간보험 의존도가 높다.

1분위 가구의 39%가 민간의료보험에 들었고, 5분위는 94%가 들었다. 소득이 높을수록 가입률이 올라간다.

연구팀은 "가계에서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가 2011년 이후 매년 3.6% 증가하고 있다. 가구 특성에 따라 의료비 수준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를 감안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건강보험이 지속적으로강화되지만 민간의료보험 가입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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