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 '엑스터시' 복용 아이 학습장애 유발

중앙일보

입력

쥐 실험결과 환각제인 `엑스터시'를 임신중 복용할 경우 아이가 자라서 학습ㆍ기억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NIDA)는 1일자로 발행된 의학전문지 신경과학 최신호에서 쥐를 대상으로 엑스타시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시험한 결과 특정한 기억손상이 엄마쥐의 엑스타시 복용과 관련이 있다는 첫 증거를 찾아냈다며 환각제사용을 경고했다.

찰스 V. 보히스 박사 등 아동병원연구재단과 신시내티주립대 의과대학 팀의 연구에 따르면 이같은 결과는 메틸렌디옥시멘틸알페타민(MDMA)이라고도 불리는 엑스터시가 장기간의 학습 및 기억문제를 일으키는 등 뇌 발달에 지장을 줄 가능성을 제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연구팀은 갓 태어난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엑스터시를 생후 첫 열흘간, 다른 그룹에는 생후 11일에서 20일까지 각각 열흘씩 하루 두차례 투여했다.

학자들은 생후 11-20일 기간의 쥐에 대한 약물투여가 임신 3기 전후의 인간 태아에 대한 약물투여와 효과가 같다고 보고있다.

이 실험에서 연구팀은 인간의 태아기와 유사한 뇌발달 단계에서 엑스터시의 안정성이 우려되는 결과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보히스 박사 팀은 생후 11-20일간 약물이 투여된 쥐들은 거듭된 미로실험에서 학습 및 기억능력이 극도로 손상됐으며 뇌 손상은 장기간 계속돼 심지어는 어른 쥐가 된 이후에도 지속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생후 첫 열흘간 환각제가 투여된 쥐들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생존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이밖에 연구팀은 약물투여를 중단한 뒤 실험대상 쥐중 약 90%는 환각제를 투여하지 않았던 쥐 체중의 90%까지 회복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보도에 따르면 엑스터시 소비가 미국과 유럽, 동남아지역에서 급속도로 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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