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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권" "대전·세종 통합"…수도이전 놓고 충청권 다른 셈범

중앙일보

입력

이춘희 세종시장 "마을 단위 통합도 어렵다" 

집권 여당을 중심으로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진행되고 가운데 충청권 지자체도 각기 다른 셈법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충남 공주시는 ‘행정수도권’ 개념을 제안했고, 충북은 행정수도 이전 추진 관련 특별기구 구성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정섭 공주시장 "행정수도권 개념 도입하자" #이시종 충북지사 "행정수도 완성위원회 구성" #허태정 대전시장 "대전·세종 통합 필요하다" #

세종시 밀마루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정부세종청사와 주변 시가지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시 밀마루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정부세종청사와 주변 시가지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31일 공주시에 따르면 김정섭 공주시장은 "행정수도권의 개념을 도입해 행정수도의 역할을 나눠 맡는 방향으로 행정수도 완성 계획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지난 29일 말했다. 김 시장은 "행정수도 건설 과정에서 인구밀집 문제는 물론 특정 지역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인한 주변 지역 소외 문제와 삶의 격차 문제 등이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청와대와 국회 등 각종 정부기관 이전 대상지를 세종시로 한정하기보다는 인근 지역까지 확대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시장은 '국가는 세종시와 주변 지역이 상생발전을 이룰 수 있는 시책과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한 세종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제시했다. 공주처럼 세종시로 관할 구역의 일부가 편입된 지자체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공동화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종시 출범 당시 공주지역 3개 면(21개 리, 5846명)이 세종시로 편입됐다. 김 시장은 "2010년 12만5000명이던 공주시 인구가 현재 10만6000명으로 줄어든 이유는 세종시로의 인구 유출에 따른 것”이라며 “공주는 세종시 건설의 최대 피해자"라고 했다. 다만 그는 최근 허태정 대전시장이 대전시와 세종시의 통합을 제안한 점과 관련해 "지금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통합을 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이시종 충북지사는 행정수도 이전 추진 관련 특별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이 지사는 지난 27일 “행정수도 완성을 적극 지지한다”며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에 ‘행정수도 완성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말했다. 그는 “충청권 4개 시·도가 이른 시일 내에 회의를 통해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구체적 대안과 활동 방안 강구를 위한 ‘민관정 협의체’도 구성하자”고 했다.

정부세종청사와 주변 아파트 단지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정부세종청사와 주변 아파트 단지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앞서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 23일 언론 브리핑에서 “행정수도의 실질적 완성과 국가 균형발전의 모델을 만들기 위한 대전과 세종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공동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는 대전과 세종은 사실상 운명공동체”라며 “이를 위해 대전-세종의 통합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춘희 세종시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전과 세종을 하나의 경제권과 생활권으로 만들자는 데는 공감한다”며 “하지만 이런 과정 없이 자치단체 간 통합을 추진하면 주민들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며 리(里) 단위 통합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지난 27일 세종시 국가균형발전 지원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세종시 국가균형발전 지원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세종시 국가균형발전 지원센터(센터)가 지난 29일 개소식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센터는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성장하도록 협력하고 국가균형발전 문제를 공론화해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위해 지난 1월 설립한 민관협력 기구다.

 센터는 앞으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 ▶청와대 세종집무실 설치 ▶미 이전 정부 부처·위원회 세종 이전 등의 공론화 작업을 한다. 김수현 센터장은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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