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깜짝' 기쁨 선호

중앙일보

입력

사람의 뇌는 예견돼있는 기쁨보다는 예상치 못했던 기쁨에 접하는 것을 훨씬 좋아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ABC 방송이 16일 보도했다.

미국 에모리대 그레고리 번스 교수(생의학공학)와 베일러 의과대학 리드 몬터규 교수(신경과학) 교수팀은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자극을 줄 때 뇌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25명의 실험참가자들에게 컴퓨터로 제어되는 장치를 이용해 예정된 방식과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과일주스와 물을 입에 분사하는 실험을 하면서 뇌의 반응을 MRI로 촬영했다.

이 결과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주스나 물을 입에 분사할 때 뇌의 중격측좌핵(中隔側左核, Nucleus accumbens)이라는 부위가 예정된 방식대로 분사할 때보다 훨씬 더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격측좌핵은 뇌에서 `즐거움'을 느끼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부위이다. 이전에 행해진 연구에서는 코카인이나 헤로인 같은 마약을 섭취하거나 돈을 받을 때 이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연구팀은 "중격측좌핵이 활성화되는 정도는 물이나 주스에 대한 개인 선호도와는 관계가 없었다"며 "이 실험결과는 뇌가 예상됐던 것보다 예상치 못했던 즐거움을 더욱 추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예상이나 환경적인 단서가 사람들이 앞으로 있을 자극에 대해 판단하는데 어떻게 작용하는 지와 `갑작스러운 것'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의 경우에도 예상치 못한 기쁨을 맛봤을 때 뇌의 중격측좌핵이 활성화되는지를 밝혀낼 계획이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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