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와 관련해 “지금 정보외교안보 라인에 그런 것(남북 간 협상)을 해낼 수 있는 분이 과연 있는지 아직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박지원 후보자를 적임자라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글쎄요”라며 이같이 대답했다. ‘유보적인 생각이냐’라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했다.
김 의원은 “박 후보자께서 물론 정치력이 뛰어나고 능력 있는 분인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한다”면서도 “지금 상황이 북측에서 6·15 때 박 후보자와 상대했던 분들이 다 돌아가시거나 현역에서 은퇴했고, 당시 김정일 정권과 김정은 정권은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남북 간의 협상이 다시 제대로 이뤄지려면 미국을 설득해 뭔가 북측에 내놓을 카드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결국 현재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미국에 의심을 사지 않고 설득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박 후보자의 발언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박 후보자는 일단 뭔가 합의라도 작은 거라도 성사되기만 하면 다행이라고 보는 것”이라며 “(그러나) 저는 북미 간 합의가 되더라도 그것이 자기들끼리만의 합의, 그러니까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 거래하고 남한은 배제)이 된 상태에서의 합의면 나중에 우리에게 손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만 생각하면 좋은 일이지만 우리가 북방으로 진출하고 남북경협을 본격화하는 상황을 생각했을 때는 우리가 이 문제에 있어서 제대로 역할을 못 하면 북미 간에 좋은 합의가 있더라도 나중에 우리가 구경꾼 취급을 당하게 된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김 의원은 야당 쪽이 주장한 25억 달러의 대북 차관 제공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액수가 북한으로 간 일이 없지 않으냐”며 “당시 그런 게 있었다면 나중에 대북 송금 특검 때 나왔을 것인데, 저는 어디선가 조작된 내용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 의원은 박 후보자의 학력 위조 의혹에 대해서도 “수상하게 의심하는 근거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 당시가 사실 학력 위조나 부정 입학이 많았던 시기고 관리가 허술했던 때였다”고 했다. 이어 “확실한 증거나 이런 걸 가지고 말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의혹 제기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