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해도 가까운 곳에서...코로나19가 바꾼 한-미 휴가철 골프장 풍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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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PGA 투어 RBC 헤리티지가 열린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 헤드 아일랜드에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판이 붙여져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17일 PGA 투어 RBC 헤리티지가 열린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 헤드 아일랜드에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판이 붙여져 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골프 여행 풍속도를 바꿨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았다.

미국 골프닷컴은 27일(한국시각) 내셔널골프재단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골프 소비자가 신고한 행동과 계획에 따르면 200억 달러(약 23조9000억원)의 골프 여행 시장은 올해 35~40% 가량 매출이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골퍼들이 집 근처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5월 미국 전역의 골프 라운드 횟수는 작년보다 6% 늘어 1억2000만 달러(약 14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3~4월 미국 골프장들이 다수 폐쇄돼 라운드 횟수가 감소했지만, 5월부터 다시 문을 열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월 미국 메사추세츠주의 한 골프장이 재개장한 뒤, 찰리 베이커 주지사가 마스크를 쓰고 라운드를 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지난 5월 미국 메사추세츠주의 한 골프장이 재개장한 뒤, 찰리 베이커 주지사가 마스크를 쓰고 라운드를 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특히 자동차를 이용해 골프 라운드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미국 골퍼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NGF는 "4시간 이상 운전을 해서라도 골프를 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76%였다"면서 "8시간 이상 운전하겠다는 의향을 드러낸 응답자도 31%에 달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선 주로 비행기를 통해 동부에서 서부, 또는 서부에서 동부로 원거리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상당수 골퍼들이 같은 지역 골프장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가용을 활용해 거리두기를 하고 안전하게 골프 라운드를 즐기겠단 뜻이다. 골프닷컴은 그에 따라 골프 리조트나 자동차 등 관련 업계들이 분주하게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상황도 비슷하다. 프리미엄 골프 월간지 JTBC골프매거진이 8월호를 맞아 휴가철 골프 계획에 대해 아마추어 골퍼 644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9.2%가 "올해 국내 골프 여행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렇게 계획을 정한 것에 대해 "코로나19 때문"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28.3%로 가장 높았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해 상반기부터 골프장 예약부터 전쟁을 치르는 상황이기도 하다. 응답자 77.6%가 "골프장 예약이 예년에 비해 어렵다"고 응답했다. 휴가철 골프 여행 지출 예상 비용으론 '25~50만원'이 47.3%로 가장 높아 3년 전 같은 조사 때 50~100만원이 46.4%로 가장 높았던 것에 비해 다소 낮았다.

휴가철 국내 골프 여행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가까운 거리(25.7%)와 숙박, 먹거리 등 환경(22.9%), 편리함(18.2%)을 가장 많이 들었다. 반대로 개선할 점으로는 그린피 등 비싼 이용 요금을 절반이 넘는 55.6%나 꼽아 합리적인 이용 요금을 주문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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