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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김부겸 “우리는 TK출신 공통점”… ‘연대론’ 시끌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27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간담회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27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간담회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저희 둘 다 경북 출신인데, 경기도에서 정치를 시작한 것도 공통점입니다.” (이재명 경기지사)

“정말 그렇네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김부겸 전 의원)

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27일 오전 비공개 면담에서 나눈 덕담이라고 한다. 김 전 의원은 경북 상주 출신이고, 이 지사는 경북 안동이 고향이다. 김 전 의원은 2000년 경기 군포시에서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됐고, 이 지사는 2010년 경기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집무실 복도까지 나와 김 전 의원을 맞이했다. 이 지사는 “(김 전 의원이) 과거에 저를 공천해주신 공천위원장이신데, 그 좋은 자리를 놔두고 대구까지 가서 고생하신다”며 “그 꿈을 잘 펴시면 정말 좋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06년 열린우리당 경기도당 공천심사위원장을 지냈고, 이때 이 지사가 성남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된 인연이 있다.

이 지사는 이날 김 전 의원이 지역구를 경기 군포에서 대구로 옮겨 네 차례 출마한 것에 대해 “그게 노무현 대통령께서 가시고자 했던 길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정말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기본소득 정책을 펼친 이 지사를 향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경기도민에게 희망의 씨앗을 계속 키워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김 전 의원은 당 대표 경선에 대해서도 “당이 혼란스러운 때에 저처럼 품이 넓은 사람이 나서서 조정하는 게 필요하지 않으냐고 해서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남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김부겸과 이재명의 연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TK 출신·비주류라는 공통점에, 둘 다 이낙연 의원과 경쟁자라는 사실에 주목한 해석이다. 김부겸 전 의원은 이낙연 의원과 8·29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이재명 지사는 이 의원과 함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힌다. 마침 이날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대선후보 지지도 공동조사(23~25일)에서 이낙연 의원(24%)과 이재명 지사(20%)의 대선후보 지지도가 오차범위(±3.1%) 내로 나타났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양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홍국 경기도청 대변인은 “당초 예정된 만남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등으로 인해 우연히 전당대회 기간으로 늦춰진 것”이라고 했다. 김부겸 전 의원 측도 “지역 방문 일정에 따른 통상적인 만남이었다”면서 “경기지사뿐만 아니라, 수원·성남·안산시장도 모두 만났다”고 밝혔다. 양측은 “두 사람이 정치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선 하루 종일 “이재명·김부겸 연대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며 술렁였다.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반감이 높은 이른바 ‘강성 친문’ 성향 지지자들의 비판이 거셌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두 사람이 야합했다”, “김부겸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비문’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수도권 의원실 관계자는 “2018년 경기지사 경선 때 이재명 지사와 전해철 의원 지지자들의 비방전을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당시 양측의 네거티브 공방이 격해지면서 이재명 지사에 대한 고발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이 지사는 당선 후에도 약 20개월간 법정 공방에 시달렸다.

지난 26일 강원 춘천시 세종호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 26일 강원 춘천시 세종호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편,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이낙연 의원은 이날 부산을 찾아 수해 현장을 방문하고, 1962년부터 60년 동안 민주당을 지켜온 윤경부 당원(80)을 만났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국가가 어려운 시기에 민주당이 위기를 극복하는 책임 정당, 유능한 정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당 대표 주자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오후 30대 초선 장경태·이소영 의원과 유튜브 방송을 하며 ‘젊은 층’ 표심 잡기에 나섰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당연히 당선될 거라고 생각하고 나왔고, 당을 진짜 많이 바꿔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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