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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초만에 100층까지 하늘여행…부산 들어선 최고층 전망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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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부산 최고층 전망대에서 입장객들이 해운대 달맞이 일대를 관람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 최고층 전망대에서 입장객들이 해운대 달맞이 일대를 관람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100층에서 내려다보니 부산 전체가 한눈에 다 들어오는 듯해 좋았습니다.”

지난 17일 해운대 엘시티서 개관 #높이 384m, 국내서 두 번째 높아 #2023년 300m 전망대 조성 예정 #시 “도심 건축물 높이제한 추진”

최근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엘시티 랜드마크타워 100층에 조성된 전망대를 찾은 한 관광객의 말이다. 대전에서 관광차 부산을 방문한 정가원(37)씨는 “부산에 고층건물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다음에는 밤에 와서 고층건물의 화려한 조명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가 문을 열었다. 엘시티 랜드마크타워 98~100층에 들어선 ‘부산 엑스 더 스카이’(BUSAN X the SKY)는 높이 384m로 부산에서는 최고,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전망대다. 초록뱀미디어가 740억원을 투자해 엘시티 98~100층을 매입했고, 풀무원푸드앤컬쳐가 운영을 맡았다.

입장객은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100층까지 56초 만에 올라간다. 층마다 해운대 해변과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달맞이고개, 동백섬 등 부산의 주요 관광 명소를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 100층의 일부 바닥은 투명유리로 조성돼 있다. 투명유리 위에 서서 발끝을 내려다보면 공중부양을 한 듯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또 98층에서는 유리벽에 빛을 투영시켜 분수쇼와 불꽃놀이 등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볼거리와 홍보 부족 등으로 입장객은 아직 많지 않다. 개관 첫날인 지난 17일에도 입장객은 수십 명 수준으로 전체적으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경남 진주에서 관광 온 김모(39)씨는 “성인 입장료가 2만7000원으로 비싼데 볼거리가 전망 뿐”이라며 “전망대 3개 층 모두 텅텅 빈 채로 서둘러 개관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풀무원푸드앤컬처 관계자는 “개관 첫날은 평일이었고 홍보가 아직 많이 안돼 입장객 수가 적다”며 “조만간 미술 기획전을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은 100층 전망대에 이어 오는 2023년에는 300m 높이의 전망대와 공중 수목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380m 높이의 부산롯데타워를 세우고, 300m 높이의 전망대와 수목원을 조성한다.

부산롯데타워는 2012년 착공됐지만, 용도변경 문제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롯데그룹이 주거시설로 용도변경을 하지 않고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함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설계변경 작업에 들어갔다. 공사는 내년 초 재개될 예정이다. 부산롯데타워가 들어서면 부산의 초고층 순위가 바뀐다. 50층 이상, 높이 200m 이상을 초고층 건축물로 규정하는데 전국 114개 중 부산에만 35개가 있다.

초고층 건물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부산에서는 마천루 경쟁이 치열하다. 2020년 7월 기준 엘시티 랜드마크타워가 1위, 엘시티 레지던스 A동(339m), B동(333m)이 각각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부산롯데타워(380m)가 들어서면 2위에 오르게 된다.

마천루 경쟁은 부산롯데타워를 끝으로 당분간은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부산시가 스카이라인 기준을 마련해 건축물 높이를 관리·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공공재인 자연을 사유화한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보완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도심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할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 중”이라며 “구체적인 높이 기준을 마련해 2021년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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