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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960만 사막국가의 꿈이 날아올랐다…UAE, 화성탐사선 발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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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무인 화성 탐사선 ‘아말(Amal)’호가 20일 오전 6시58분 일본 큐슈(九州)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의 H2-A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로이터=연합]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무인 화성 탐사선 ‘아말(Amal)’호가 20일 오전 6시58분 일본 큐슈(九州)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의 H2-A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로이터=연합]

인구 960만 사막국가의 꿈이 우주로 날아올랐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무인 화성 탐사선 ‘아말(Amal)’호가 20일 오전 6시58분 일본 큐슈(九州)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의 H2-A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아랍어로 ‘희망’이란 뜻의‘아말’호는 UAE뿐 아니라 중동 국가 최초로 개발한 화성 탐사선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미국ㆍ유럽연합(EU)ㆍ러시아ㆍ중국ㆍ인도ㆍ 일본에 이어 일곱째로 발사됐다.

무게가 1350㎏의 알 아말호는 발사 후 7개월 동안 시속 12만㎞로 4억9350만㎞의 거리를 날아, 내년 2월에 화성 궤도에 도착한다. 2021년은 UAE 건국 50주년이다. 아말은 화성 궤도 진입 후 지구 상공의 인공위성처럼 55시간마다 한 번씩 화성을 돌며 화성의 1년인 687일 동안 대기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아말에는 고해상도 카메라와 적외선 분광계, 자외선 분광계가 탑재돼 있다. 카메라로는 행성의 먼지와 오존을, 적외선 분광계로 대기 하층부를 관측한다. 자외선 분광계는 산소와 수소 농도를 측정한다. UAE의 화성 탐사선 개발에는 콜로라도대 등 미국 대학들이 함께했다.

UAE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에서 개발 중인 무인 화성탐사선 아말호. [사진 MBRSC]

UAE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에서 개발 중인 무인 화성탐사선 아말호. [사진 MBRSC]

UAE는 소국이기도 하지만 우주개발의 역사도 짧다. UAE는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로켓은 물론 위성기술도 없었다. 2010년 각료회의에서 세계 일류 국가를 만들어가기 위한 비전 2021을 발표하면서, 7개 부문의‘국가혁신전략’에 우주를 집어넣었다. 이어 위성 개발 착수와 함께 2014년 우주청까지 설립했다.  건국 50주년인 2021년 화성 무인탐사 계획과, 1세기 뒤인 오는 2117년 화성에 인류가 사는 정착촌을 건설하겠다는 ‘화성 2117 프로젝트’도 세웠다. 지난해 9월에는 아랍권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인 세 명을 보내기도 했다. 한국은 2008년 국내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올라간 이소연 박사 이후 우주인 육성 계획을 포기한 바 있다.

UAE의 위성 개발에는 한국도 크게 기여했다. 한국 유일 위성 제작기업인 쎄트렉아이가 주인공이다. 2018년 일본에서 발사된 UAE의 인공위성 칼리파샛도 쎄트렉아이의 기술지원으로 제작됐다.  2009년 두바이샛 1호, 2013년 두바이샛 2호 역시 쎄트렉아이의 작품이다.

 두바이의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 내 대형 스크린에 무인탐사선의 ‘아말’이 화성 궤도에 접어든 상상도가 떠 있다. [AFP=연합]

두바이의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 내 대형 스크린에 무인탐사선의 ‘아말’이 화성 궤도에 접어든 상상도가 떠 있다. [AFP=연합]

UAE의 화성탐사는 역사만큼 프로젝트를 주도한 사람도 젊다.  UAE 우주개발을 이끌고 있는 첨단과학기술부 장관은 올해 33세의 컴퓨터공학자 사라 빈트 유시프 알 아미리다. UAE 화성 탐사선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도 올해 37세인 옴란 샤라프다. 샤라프는 7년간 한국에 머무르면서 쎄트렉아이에서 위성기술 이전에 참여했고, KAIST에서 과학기술정책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한국통이기도 하다.

샤라프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UAE는 석유시대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지식기반 경제를 만들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며 “아랍의 청년들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꿈과 미래를 심어주기 위한 계기도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우주 토목기술 전문가인 이태식 한양대 특훈교수는 “UAE와 같은 중동 부국이 석유시대 이후를 준비하고, 이웃나라 일본은 로켓 기술 개발해 타국 위성 발사 대신해주는 새로운 우주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뉴스페이스의 시대에 한국은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심각히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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