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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O, "코로나로 북한 주민 1000만명 식량 부족 상태"…전 인구의 40% 수준

중앙일보

입력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북한의 식량 상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1000만명 이상이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추산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6월 22일 '주체농법의 요구대로 농작물 비배(재배) 관리를 알심있게 해나가자'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여러 건 실고 식량 증산을 독려했다. 사진은 순천시 리수복청년협동농장 근로자들.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6월 22일 '주체농법의 요구대로 농작물 비배(재배) 관리를 알심있게 해나가자'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여러 건 실고 식량 증산을 독려했다. 사진은 순천시 리수복청년협동농장 근로자들. [노동신문=뉴스1]

FAO는 17일 발간한 ‘북한·신종 코로나 인도적 대응’ 보고서에서 올해 말까지 북한의 식량 부족에 1345만 달러(약 162억원)의 대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혜 대상을 67만6000명으로 예상했을 때 필요한 비용이다.

FAO가 추산한 비용은 지난 4월 발표했던 1000만 달러(약 120억원)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대상 인원 역시 당시 51만3000명에서 크게 늘었다.

FAO는 보고서에서 북한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1010만 명이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고 추산했다. 2019년 11월 1일부터 2020년 10월 31일까지 필요한 ‘2020년 양곡 연도’로 보면 도정된 곡물 37만4000t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FAO는 코로나19가 북한의 고질적인 가뭄과 홍수와 맞물려 식량 부족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1월 말 중국과 국경을 전면 봉쇄했다 4월 일부 완화 조치에 나섰지만 여전히 엄격한 방역 조치가 이뤄지고 있어 물류 이동에 애를 먹고 있다. FAO는 보리 등 북한의 이모작 수확 작물 비중이 연간 8%에 그쳐 쌀, 옥수수, 콩 등 주요 작물을 수확하는 9~10월 가을철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도 내다봤다.

세계 구호 단체들이 활동에 제약을 받는 현 상황도 북한 식량 수급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FAO는 올해 대북 식량 지원의 전체 목표액 1345만 달러 가운데 8.9%인 120만 달러(약 14억원)가 모금되는 데 그쳤고, 91.1%인 1230만 달러(약 148억원)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앞서 FAO는 지난 2일 발간한 '작물 전망과 식량 상황' 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을 비롯한 44개국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국가로 분류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14일 이탈리아 비정부기구(NGO) '아르고텍 SPA'의 대북지원 제재 면제 기간을 내년 1월까지로 연장해 각종 농기구를 지원할 수 있게 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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