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벌써 직원 1000명 맞은 中백신 "변종 코로나에 효과" 주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기준 세계보건기구(WHO)에 등록된 개발 단계에 있는 백신은 140종이다. 이중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것은 23개로 8개가 중국에서 개발되고 있다. [로이터=연합]

17일 기준 세계보건기구(WHO)에 등록된 개발 단계에 있는 백신은 140종이다. 이중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것은 23개로 8개가 중국에서 개발되고 있다. [로이터=연합]

“현재 개발 중인 백신 후보 물질은 지금까지 나온 어떤 백신보다 부작용이 적고 모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대해 효과가 있다”

중국 최대 제약사 시노팜 회장 "효과 자신" #승인되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시판 가능 #허가없이 직원 1000여 명에 백신 주입 논란

중국의약그룹(中國醫藥集團ㆍsinopharm) 량샤오밍(楊曉明) 회장은 1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개발 중인 백신 물질이 “베이징 신파디(新發地) 시장에서 나온 변종 바이러스를 비롯해 지금까지 검출된 모든 변종을 커버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유기업인 중국의약그룹은 중국 최대 제약회사로 지난 6월 23일 아랍에미리트에서 3차 임상 시험에 들어간 상태다. 현재 중국 내에서 개발 중인 백신 중 가장 빠른 속도다.

량샤오밍(楊曉明) 중국 시노팜 회장 [바이두 캡쳐]

량샤오밍(楊曉明) 중국 시노팜 회장 [바이두 캡쳐]

량 회장은 “비활성화 백신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 시장에 유통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400만 개 이상을 보관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이 승인을 받으면 회사는 곧 국가가 필요로 하는 만큼의 백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 의약그룹은 지난 13일 저장성 닝보 자유무역지대에 3억7500만 달러를 투입해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백신 생산 공장을 짓고 있으며 연 2억 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기준 세계보건기구(WHO)에 등록된 임상 전 개발 단계에 있는 백신은 140종이다. 이중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것은 23개로 이 중 8개가 중국에서 개발되고 있다.

중국 시노백(科興中維ㆍSinovac)은 이달 20일부터 브라질에서 3차 임상 시험에 들어간다. [바이두 캡쳐]

중국 시노백(科興中維ㆍSinovac)은 이달 20일부터 브라질에서 3차 임상 시험에 들어간다. [바이두 캡쳐]

중국의약그룹에 이어 베이징대 합작투자회사인 시노백(科興中維ㆍSinovac)이 이달 20일부터 브라질에서 3차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브라질 6개 지역에서 9000여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두 차례 백신을 접종한 뒤 최장 12개월간 추적 조사하며 안전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중국 군사의학연구원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캔시노(CanSinoㆍ康希諾) 생물주식회사. 사진은 중국 톈진에 있는 본사 모습. [연합뉴스]

중국 군사의학연구원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캔시노(CanSinoㆍ康希諾) 생물주식회사. 사진은 중국 톈진에 있는 본사 모습. [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29일엔 중국 군사의학연구원과 캔시노(CanSinoㆍ康希諾) 생물주식회사가 개발 중인 ‘재조합 코로나19 백신’이 군 내부 사용 허가를 받아 안전성 테스트에 착수했다. 캔시노 측은 캐나다로부터 3차 임상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지만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시노팜은 중국 정부의 임상 허가를 받기 전에 직원 1000여 명에 개발 중인 백신을 주입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AP=연합]

시노팜은 중국 정부의 임상 허가를 받기 전에 직원 1000여 명에 개발 중인 백신을 주입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AP=연합]

개발 경쟁이 과열되면서 무리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량 회장은 인터뷰에서 “그룹 직원 1000명 이상이 자발적으로 백신을 맞았다”며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부작용 정도가 낮다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로부터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테스트를 진행했다는 점을 스스로 공개한 셈이다.

AP통신은 “중국의약그룹 고위 임원과 직원들이 최초 백신 개발을 위해 정부 인가도 받기 전에 실험 백신을 맞았다고 자랑하고 있다”며 “이는 국제 윤리 규범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군사과학원과 캔시노사 역시 2차 임상 시험을 마친 상태에서 군인들을 대상으로 시험에 들어가 논란이 일었다.

글로벌 공공보건법 전문가인 로렌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이 새로운 ‘성배’로 떠올랐다”며 “최초를 향한 경쟁은 미국과 러시아 간 달 착륙 경쟁을 벌일 때 못지않다”고 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