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사랑] 男子가 필요없다?

중앙일보

입력

'성교로써 오르가슴을 얻고 있는 여성은 30%밖에 안 된다'라는 「하이트 리포트」를 보고 남성들의 코가 납작해진 것은 학술적으로 유명한 일화의 하나다.

여성의 70%가 통상의 성교로써는 전혀 또는 대부분 만족을 얻고 있지 못하다는 결과는, 남자들에게 어이없기도 하고 화나는 일이기도 했다.

그리고 부부 관계에서 늘 만족을 얻고 있는 여성은 자기네가 이상하게 여겨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아마 쇼크를 받았을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미 프로이트 시대에 논쟁이 끝난 것으로 알고 있는 오르가슴 클리토리스설을 셰어 하이트 여사가 당당하게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녀는 여성 오르가슴의 근원은 클리토리스에 있고 바기나에는 없다고 분명하게 잘라 말했다.

또한 미국 여성의 82%는 자위를 하고 있고, 그 중 95%가 2∼3분간의 자위에 의해서 용이하게 오르가슴에 이른다고 말했다.

하이트 여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여자는 오르가슴을 얻기 위해서 남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페니스 삽입은 오르가슴의 감각을 방해한다'라고까지 하이트 여사는 주장했다.

거기에다 한술 더 떠서, '여자는 남성의 피스톤 운동이 불쾌하지만 예의상 오르가슴을 느끼고 있는 척할 뿐이다'라고 강변했다.

이 셰어 하이트 여사의 과장된 주장은 전세계 여권 운동가의 사기를 한껏 높여 주었다.

독일의 쾰른에 소재하는, 여성 해방을 위한 월간지 「엠마」도 이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더욱 활기차게 움직였다.

그들은 여자들만의 파티를 개최하고 이런 노래를 불렀다. “가엾은 남자들이여/우리는 이제 당신네를/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어요.”

한편 독일인이란 것은 어디까지나 실증적인 민족이다. “여성은 질로써는 느끼지 않는다” 하는 미국쪽의 말을 듣자, “정말로 그런가, 이쪽에서도 알아보자” 하는 학자들이 나타났다.

함부르크 대학의 아이히나, 하바메토르, 두 박사가 바로 그들인데, 2만 명을 대상으로 해서 대대적인 앙케이트 조사를 실시했다.

그 보고서가 「랄프 리포트」란 이름으로 1978년 봄에 간행되었는데, 독일 여성의 70%가 질 속으로의 페니스 삽입, 즉 보통의 성교에 의해서 오르가슴을 얻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고, 클리토리스 신화는 산산이 분쇄되고 말았다.

아무래도 「하이트 리포트」란 것은 수상쩍은 것이 아닌가, 남성들을 업신여기기 위한 불순한 의도를 가진 책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있던 독일의 남성들은 속이 후련해지게 되었고, 질로써 느껴왔던 많은 여성들은 자기네가 정상이란 것을 확인하고 안도했다.

여기서 '랄프'라는 리포트의 타이틀은 인명이 아니라 '독일에서 대표적인 성활동의 형태' 말의 단어별 머리글자를 따서 합친 것이다.

그 속에서 두 박사는 특히 「하이트 리포트」를 지칭하고 '미국에서의 성에 대한 조사에 대항하는' 데에 랄프 프로젝트의 목표가 있었다고 말했다.

조사는 「하이트 리포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회답자 자신이 여러 질문에 대한 답을 기입하는 방식으로 행해졌다.

그 회답은 독일인의 성생활 자체임에 틀림없는 것이므로 한 가지를 여기에 인용한다.

“우선 남편을 위해 화장을 하고, 기분을 돋울 듯한 것을 입습니다. 서로가 응석부리기도 하고 애무하기도 하다 보면, 그이의 것이 내 몸 속에 들어와 콱 찔러 주기를 기다리다 못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하게 됩니다.

체위는 한정되어 있는데, 그 중 한 가지는 반듯이 누운 남편의 몸 위에 제가 앉기도 하고, 말을 탄 것같이 하기도 하는 것. 또 한 가지는, 침대에 무릎과 팔꿈치를 대고 개와도 같은 자세를 취한 내 몸의 뒤에서 남편이 몸을 세우고 무릎을 꿇는 포즈입니다.

후자가 우리에게 있어 최고의 체위인데, 남편의 터질 듯한 것을 내 몸 속에서 잘 감지할 수 있고, 가장 강하게 흥분합니다.”(직장 여성, 20대, 기혼, 아이 하나)

모든 여자의 회답이 이런 식으로 페니스를 예찬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이트 리포트」와 비교하면 대부분 상반되는 반응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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