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형 벼, 아시아 재배 논란

중앙일보

입력

스위스에서 개발된 유전자 변형(GM) 농산물인 `황금 벼'가 쌀의 주소비국중 하나인 아시아 필리핀에 상륙했다.

필리핀 농부들이 실험실 속의 이 벼를 논에서 수확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가려면아직 멀었지만 벌써부터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쌀의 첫 연구샘플은 지난 1월 필리핀의 대학도시 로스 바뇨스의 국제쌀연구소(IRRI) 에 도착했다.

로널드 캔트럴 IRRI 소장은 "이 벼 샘플의 도착은 매우 의미있는 것"이라면서 "이제 우리도 현지 벼 종자를 이용해 황금벼를 시험 재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황금벼는 비타민 A의 보고인 베타카로틴을 다량 함유한 영양식품이라는 점에서연구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적인 쌀 연구소인 IRRI의 과학자들은 원래 온대성 벼 종자에서 개발된 황금벼 샘플을 열대성 벼 변종으로 재배해 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IRRI 생명과학자인 스와판 다타는 "기존 이종교배나 최신 유전자조작을 통해 베타카로틴의 함량을 높이는 연구가 행해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현재 10-20%인 황금벼의 베타카로틴 함량을 20-40%까지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측은 아시아의 논에서 황금벼를 시험 재배하기까지 최소한 3년이 걸리고,농부들이 황금벼를 직접 재배하기까지는 다시 2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유럽시장에서는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철저히 배격해왔으며, 전세계 소비자들도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식품으로 먹기를 원치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황금벼는 가난과 다양치 못한 식단에서 주로 야기되는 비타민 A 결핍증을 근원적으로 치료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전세계 쌀중 90%가 인구밀집대륙인 아시아에서 생산,소비되고 있다. (로스 바뇨스 필리핀>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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