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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권레이스 ‘올스톱’...이해찬 “유신시대부터 오랜친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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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애도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최고위원, 이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임현동 기자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애도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최고위원, 이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임현동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에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 레이스도 전면 중단됐다. 민주당 당권주자는 10일 공개일정을 모두 취소하는 등 13일 발인까지 공개일정을 자제하기로 했다.

이낙연 의원 측은 이날 “장례 절차와 방법이 나오면 박 시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 의원은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자치와 균형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하기로 했지만 이를 취소했다. 언론 인터뷰도 잠정 중단하는 한편, 11일 강원 평창에서 열리는 포럼 워크숍을 방문 계획도 취소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갑작스러운 유고에 참담한 마음뿐”이라며 “인권변호사였던 고인은 시민사회 역량을 드높여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공헌하셨다”고 적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경기도청 출입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전국을 도는 일정에 첫발을 떼려고 했지만 이를 잠정중단했다. 김 전 의원 측은 “빈소가 마련되는 대로 조문할 것”이라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8년 4월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현 민주당 의원) 등 국무위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8년 4월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현 민주당 의원) 등 국무위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 공개일정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황망하게 유명을 달리했다. 충격적이고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고인은 저와 함께 유신 시대부터 민주화운동을 해온 오랜 친구다. 성품이 온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단을 갖춘 아주 외유내강한 분이었다”고 회고하면서다. 다른 참석자들과 마찬가지로 검은 넥타이를 맨 이 대표는 모두 발언에 앞서 한참 동안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말을 꺼내지 못하다 어두운 표정으로 입을 뗐다. 이 대표는 이어 “고인이 그렇게 아끼셨던 서울시정에 공백이 없도록 각별히 챙기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비통한 소식에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고 애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었던 부동산 대책 당·정회의를 취소하고 정부 발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의 회의 후 브리핑으로 갈음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를 취소하고 이날 정오께 박 시장의 빈소를 찾기로 했다. 김 원내대표도 코로나19백신 개발 현장 방문 일정을 미뤘다.

민주당에선 “너무 허무하다. 고인을 애도한다”(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묵묵히 걸어나갔던 고인의 족적을 기억하겠다”(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등 애도 목소리가 이어졌다.

다만 곤혹스러움이 뒤섞인 복잡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사망 소식과 별개로 그 이면의 ‘성추문’이 여권 전체에 악재가 될 우려에서다. “박 시장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죽음과 ‘미투’는 별개의 사건”(민주당 한 의원), “여성인권을 중시하는 시민사회계 거목이자 서울시장의 성추문은 당에는 뼈아픈 부분”(당 관계자)이라는 말도 나왔다.

제31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일이 열린 2018년 6월 10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민주에서 평화로'를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서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31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일이 열린 2018년 6월 10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민주에서 평화로'를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서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시장의 비극적 선택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큰 슬픔에 잠겨있을 유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날 오전 예정됐던 ‘그린뉴딜 공동선언식’을 미뤘다. 최강욱 열린우리당 대표도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김효성·정진우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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