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반도체 시장 3대 관전 포인트…서버 수요 줄고 가격 하락 전망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올 상반기 선방했던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하반기에는 다소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시장을 지탱했던 데이터센터발(發) 수요가 줄고, 상승하던 반도체 가격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5월 이후 반등 조짐을 보이던 스마트폰 시장 역시 코로나19의 재확산 여파로 전망이 더 불투명해졌다. 하반기 반도체 시장의 3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POINT⓵ 서버용 반도체 수요 줄어드나

올 상반기 반도체 시장의 ‘구세주’는 서버 시장이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교육과 재택근무가 확산하고 동영상·게임 콘텐트 수요가 늘면서 서버와 PC용 반도체 주문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공장 가동 중단 등 반도체 공급 불안에 대비해 글로벌 IT(정보기술)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재고 확보에 나선 것도 한몫했다.

하반기에는 이런 ‘코로나 특수’를 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서버 수요업체들의 재고가 누적되면서 3분기에는 서버용 반도체 출하량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서버용 반도체는 실제로 쓰이기 4~6개월 전에 주문을 하는데, 연초에 IT 업체들이 적정량보다 더 많은 주문을 하면서 재고가 쌓일 만큼 쌓였다는 얘기다.

다만, 서버용 수요가 하반기에도 견고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난달 말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마이크론은 컨퍼런스 콜에서 "올 하반기 스마트폰과 다른 전자제품 수요는 애초 기대보다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데이터센터 수요는 강해서 서버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POINT⓶ 반도체 가격 하락하나  

올 상반기 상승 추세를 이어오던 반도체 가격은 하반기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PC용 D램(DDR4 8Gb 기준) 가격은 3.31달러로 전달 대비 동결됐다. 5개월 동안 이어진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6일 기준 PC용 D램 현물가격은 2.71달러로 최근 석 달 새 20% 넘게 하락했다. 단기 시황을 보여주는 현물가격은 시차를 두고 고정가격에 반영된다. 반도체 가격변동을 보여주는 DXI(D램익스체인지 인덱스) 지수도 지난 3일 기준 1만8479로 지난 4월 초 고점(2만4098) 대비 35.8% 하락했다.

반도체 업황과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DXI 지수 추이 〈D램익스체인지〉

반도체 업황과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DXI 지수 추이 〈D램익스체인지〉

이와 관련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3분기에는 D램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 D램의 경우 3분기 고정가격이 전 분기 대비 5% 이상 하락할 것으로 봤고, PC D램도 5% 정도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부정적이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관련, “3분기부터는 메모리 전 응용 분야에서 수요가 감소하며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의 판매 가격이 각각 5%, 1% 감소하고, 출하량의 감소도 동반될 것"으로 전망했다.

POINT⓷ 스마트폰 시장 반등하나 

스마트폰은 반도체의 주요 수요처다. IDC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수요 비중은 스마트폰 34%, 서버 26%, 노트북과 데스크톱 9% 등이다(2017년 기준). 스마트폰이 살아나야 반도체 시장에도 빛이 든다는 얘기다. 올 상반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76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 전 분기 대비 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분기에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가 줄었다.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키움증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키움증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일단 반등 조짐은 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5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8160만대로 전월 대비 18% 증가했다. SA는 "스마트폰 시장이 저점을 지나 회복기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업체들의 5G(세대)폰 경쟁도 시장 확대에 긍정적이다. 올 하반기에는 애플이 첫 5G폰인 아이폰12을 출시하고, 삼성전자도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내놓는 등 5G폰 시장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SA는 올해 5G폰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2배 커진 2억3440만대로 예상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5% 수준이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코로나19가 걸림돌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애플이 매장 일부를 다시 폐쇄하는 등 셧다운이 재차 강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