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5점대 평균자책점 양현종·이영하, 에이스 맞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에이스 투수가 운다. 그것도 프로야구 KBO리그 간판 에이스 말이다.

프로야구 간판 투수들 부진 #KIA 양현종 최근 2경기 8실점 #두산 이영하 지난해 영향 받아

양현종. [연합뉴스]

양현종. [연합뉴스]

리그 최고 좌완 투수 양현종(32·KIA 타이거즈)은 2011년 평균자책점 6.18을 기록했다. 가장 좋지 않은 시즌이었다. 그런데 올해 평균자책점 5.55를 기록 중이다. 11경기에 나와 5승5패다. 지난달 2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안타 10개를 맞고 8실점(7자책점) 했다. 4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4와 3분의 1이닝 동안 홈런 2개 등 11안타를 맞고 또 8실점 했다. 이번에는 모두 양현종 자책점이었다. 안타 11개 중 7개가 2루타 이상 장타였다. 특유의 정교한 투구는 오간 데 없었다. 8실점은 양현종의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기록이다.

양현종은 ‘슬로 스타터’(slow starter)다. 시즌을 치르면서 몸이 서서히 풀린다. 초반에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스타일이다. 지난 시즌 3~4월에는 6경기에 나와 5패, 평균자책점 8.01로 부진했다. 그런데 5월에 4승2패, 평균자책점 1.10으로 살아났다. 더운 여름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최종 16승 8패의 좋은 성적을 냈다. 평균자책점(2.29)은 전체 1위였다.

올해는 아예 개막이 5월로 늦어졌다. 양현종의 컨디션도 빠르게 올라온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11경기 중 3번이나 5회 이전에 강판당했다. 피장타율은 지난해 0.317에서 올해 0.470으로 높아졌다. 주 무기 중 하나인 슬라이더의 피장타율은 지난해 0.279에서 올해 0.568로 치솟았다.

서재응 KIA 투수코치는 “한 시즌을 지나다 보면 슬럼프가 오는 시기가 있다. 지금이 그렇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평가도 있다. 양현종은 2015년부터 매 시즌 180이닝 이상 던졌다. 나이도 어느덧 30대다. 예전처럼 빠른 회복 속도와 위협적인 투구를 선보이는 게 쉽지 않다는 분석도 많다.

이영하. [연합뉴스]

이영하. [연합뉴스]

한국 야구의 새로운 우완 에이스 이영하(23·두산 베어스)도 좀 심상치 않다. 이영하는 2018년 처음 10승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의 최고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올해는 10경기에 나와 2승4패, 평균자책점 5.76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 초 “이영하가 2019시즌에 많은 이닝(163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올해는 그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영하는 “주변에서 지난 시즌 많이 던진 것에 대한 걱정이 컸다. 나도 신경이 많이 쓰였다. 그래서 더 강하게 던졌는데, 타자들이 오히려 잘 치더라. 마운드에서 딴 생각하지 않고, 포수 사인대로 던지려 한다”고 전했다.

외국인 에이스들에게도 혹독한 시즌이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4년째 뛰는 우완 투수 제이크 브리검(32·미국)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승 이상 올리면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올해는 4경기만 던진 뒤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한 달 넘게 마운드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달 중순 복귀 예정이다.

LG 트윈스 3년 차 타일러 윌슨(31·미국)과 2년 차 케이시 켈리(31·미국)는 지난해 나란히 14승을 거두며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그러나 올해는 2주간 자가격리를 거치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즌을 시작하지 못했다. 두 투수 모두 지난 시즌 정도의 압도감을 보여주지 못한다. 윌슨은 3승4패, 평균자책점 4.47, 켈리는 3승3패, 평균자책점 4.89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