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내성 이질균 새 항생제로 치료가능

중앙일보

입력

기존 항생제에도 죽지않는 이질균의 국내 출현은 올해 이질균의 창궐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신종 내성균에 감염된 高모군의 경우 항생제 투여 후 2, 3일이면 좋아지는 지금까지의 이질환자와는 달리 2주 이상 대변에서 이질세균이 검출됐다.

서울대 의대 소아과 이환종 교수는 "신종 내성균이라 하더라도 이질이 생명을 위협하는 전염병은 아니며 새로 개발된 퀴놀론 계열 항생제를 쓰면 치료할 수 있다" 며 지나치게 걱정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문제는 어린이 환자다.

드물지만 퀴놀론 계열 항생제를 투여하면 연골형성 장애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현재 어린이에게는 공식적으로 치료법이 인정되지 않은 상태다.

성인과 달리 어린이에게 신종 내성균 이질이 발생하면 뾰족한 치료수단이 없다는 뜻이다. 이질이 강력한 전염력을 지니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질은 단 10마리만 있어도 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번에 내성균이 발견된 제주도는 겨울이라 다소 소강상태지만 아직도 이질 환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에도 2명의 환자가 발생했을 정도. 이질은 환자의 대변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옮기는 수인성 전염병이다.

1~7일의 잠복기를 거쳐 복통과 설사.구토를 일으킨다. 물 속에서 2~6주 동안 생존할 수 있으나 끓이면 수분 내에 죽는다.

유행지역에선 물과 음식을 끓여 먹고 조리사가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유일한 예방수단이다.

제주시 K소아과 K원장은 "지금까지 세파 계열 3세대 항생제는 주사 1대당 수만원이 들어가는 등 가격이 비싸 이질을 비롯한 감염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남용돼온 경향이 있다" 며 "내성을 갖는 신종 이질균의 출현은 우연이 아닌 필연" 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임상병리학 김의종 교수는 "이질과 같은 강력한 전염병에 대해 마구잡이식 항생제 처방을 억제할 수 있는 전문가 대책기구 마련이 시급하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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