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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업 "홍걸이 조작한 거짓말" 이희호 여사 유언장까지 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에서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분향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에서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분향하고 있다. 뉴스1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25일 “김홍걸 의원은 거짓말에 대해 참회하고 아버지 김대중 대통령 뜻과 어머니 이희호 여사 유언장 내용을 그대로 집행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 여사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그는 이복동생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고(故) 이희호 여사의 유산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동생 김 의원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먼저 “김 의원이 (이희호 여사의) 유언장과 연관이 없는 대리인을 세워 거짓 기자회견을 했다”며 “유언장에 ‘동교동 자택을 소유권 상속인인 김홍걸에게 귀속하도록 했다’는 문구는 유언장 내용에 없는 것을 조작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동교동 집은 자식들에게 상속하지 않고 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따라 김대중·이희호기념관으로 사용하도록 유언한 것”이라며 “평소에도 자식들에게 그렇게 말했다”고 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제가 동교동 집 재산을 탐낸 것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그것은 거짓말”이라며 “제가 동교동 집에 대한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것은, 유언장에 동교동 집은 자식에게 ‘상속’한 것이 아니라 기념관 목적에 사용하도록 ‘유증’한 것이기 때문에 김홍걸이 상속재산으로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또 “김 의원은 유언장을 공증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하지만 홍일, 홍업, 홍걸 세 아들은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원장 사무실에 같이 와서 최재천 변호사가 작성한 ‘유언장’에 이희호 여사가 직접 서명 날인하고 인감도장을 찍은 것을 확인하고, 이 ‘유언장’ 내용을 따르겠다는 ‘합의서’를 작성해서 인감도장 찍고 날인도 했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김 의원이 “김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상금 일부를 상속세 납부에 썼다”고 주장한 것 관련 “김 전 대통령의 상금 10억원과 미국 필라델피아 자유인권상 상금 1억원을 합친 11억원 중 3억원은 김대중 도서관에 기증하고, 나머지 8억원은 민주주의·평화·빈곤 퇴치 목적으로 쓰게 됐었다”며 “그래서 8억원 예금 통장은 이희호 여사 명의로 됐지만, 노벨평화상 상금으로 명기돼 있고, 통장과 도장은 내가 관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노벨평화상 상금은 상속세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희호 여사 장례식 후에 김홍걸이 은행에 가서 자신이 상속인이라고 주장하고 몰래 이 돈을 인출해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이 김 의원에게 상금을 유언대로 김대중기념사업회에 기증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낸 것에 대해선 “김 의원이 몰래 은행에서 인출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비례대표 선정이 무산될까 우려해 권 이사장을 두 번이나 찾아 유언장대로 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선정된 후에는 ‘권 이사장이 정신 상태가 온전하지 못해서 자신이 경고했다’는 내용의 허위 가처분이의신청서를 법원에 냈다는 것이 김 이사장의 주장이다. 김 이사장은 “이는 평생 김 대통령과 이 여사를 모시고 지금도 정정하게 두 분의 뜻을 위해 활동하는 권 이사장의 명예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아버지 김 대통령의 뜻과 어머니 이 여사의 유언을 배반하고, 두 분의 명예를 훼손하고, 형제간의 혈연관계도 단절시키는 개탄스러운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3남인 김 의원과 32억원 상당의 서울 동교동 사저와 노벨평화상 잔여 상금 8억원을 두고 법적 다툼 중이다. 김 의원은 이 여사의 유지라며 서울 동교동 자택이 본인에게 상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둘째 아들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25일 언론에 공개한 이희호 여사의 유언장과 확인서. 출처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둘째 아들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25일 언론에 공개한 이희호 여사의 유언장과 확인서. 출처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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