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여권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 18일 그는 방송인 김어준씨를 거론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親文)에 대한 비판을 이어나갔다.
"김어준 코 없으면 한국 무너진다"
진 전 교수는 김씨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것은 이분의 천재적인 후각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이분의 코가 없으면 대한민국은 무너진다"라고 비아냥거렸다. 김씨가 자주 쓰는 "음모론", "냄새가 난다" 등 발언을 겨냥해 김씨를 비꼰 것이다.
최근 김씨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난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직후 이 할머니의 주장에 뒷배가 있다고 의심하면서 "냄새가 난다"고 한 바 있다.
17일엔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 의원이 추진 중인 '전월세 무기한 연장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오랫동안 우리나라는 집 있는 사람이 갑이고, 집 있는 사람이 하라는 대로 그냥 받아들였다. 다 받아들였기 때문에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집도 없으면서"라고 말했다. 이는 '무주택 서민'을 비하한 표현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대통령의 윤리 빈곤, 친문국가 된다"
진 전 교수의 문 대통령, 여권 인사 비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 그는 이날 한국일보에 게재된 칼럼을 통해서도 문 대통령의 '제 식구 챙기기'를 맹비난했다. 문 대통령이 윤리적 철학 없이 법만 따르도록 해 제 편만 감싸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사례로 진 전 교수는 최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부실회계 문제, 탁현민의 청와대 재입성,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마음의 빚' 발언 등을 꼽았다.
진 전 교수는 칼럼에서 "철학의 부재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진다"며 "원래 공화국은 ‘공무’(res publica·공적인 것)를 뜻한다. 그런데 '마음의 빚이 있다'는 말은 사적 감정의 표현으로, 공화국의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할 수 있는 발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국가 공동체의 가치를 세워야 할 대통령이 윤리적 판단의 영역을 없애고, 그 공백을 ‘내 식구’ 철학으로 채워 넣은 것"이라며 "민주공화국은 그렇게 친문세력의 사화국(res privata·사적인 것)이 되어갔다"고 진단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