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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변호사도 상상인 대표와 함께 구속영장…법조계 유착 의혹으로 번지나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상상인저축은행 본점.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상상인저축은행 본점. [연합뉴스]

상상인그룹의 불법대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준원(46) 상상인그룹 대표 뿐 아니라 박모(50‧사법연수원 26기) 변호사에 대해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사 출신인 박 변호사에 대한 영장 청구로 주가 조작 세력과 법조계 유착 의혹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김형근)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행위와 시세조종) 혐의로 유 대표와 박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는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박 변호사는 2016년 현직 검사의 스폰서·사건청탁 사건에도 등장한 인물이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맡았던 김모(50·사법연수원 25기) 전 부장검사는 당시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사건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었던 박 변호사로부터 4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최근에는 박 변호사가 당시 수사를 받던 중 전·현직 검찰 관계자와 수차례 통화한 기록이 공개되면서 법조계 유착 의혹으로 점차 번지던 중이었다. 박 변호사는 2000~2007년 검사로 일하면서 주가 조작 사건을 맡기도 했다. 퇴임 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코스닥 상장사를 친인척을 이용해 인수하고 주가에 영향을 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번 사건에서는 박 변호사가 유준원 대표가 이끄는 상상인그룹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해 주가 방어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박 변호사가 2018년 5월쯤부터 차명법인 자금 등을 이용해 수백억원 상당의 상상인그룹 주식을 사들인 것과 관련해서도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건 지난해 11월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검찰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지난해 11월 상상인저축은행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 4월에는 상상인그룹 본사 사무실 등을 재차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재개했다.

상상인그룹 사건은 유사한 시기에 시작됐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수사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상상인그룹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조국 전 장관의 친인척이 운용하는 펀드에서 인수한 회사에 특혜 대출을 해주고, 법정 한도를 초과해 개인대출을 해준 의혹을 받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2018년 7월 2차 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에 전환사채(CB)를 담보로 100억원을 대출해줬다. WFM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총괄 대표를 지냈던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한 회사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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