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불뚝이 아이 때문에...

중앙일보

입력

Q : 안녕하세요. 아이의 몸무게가 자꾸 늘어 소아비만을 걱정하는 엄마입니다. 만 6세 아들이 130센티미터의 키에 몸무게가 35킬로그램입니다.어릴 때부터 통통해서 탐스럽단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시켜야겠다고 걱정들을 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허리와 배가 나와서 옷태도 안나고 사이즈 13호 바지를 입혀야 겨우 허리단추가 채워집니다.

워낙 먹성이 좋아 뭐든지 맛있게 먹고, 배불러도 먹을 것을 보면 탐냅니다. 특히 초콜릿,콜라,피자 등 살찌는 음식을 무척 좋아합니다. 집에 되도록 먹을 것을 두지 않으려 하지만 할머니가 아이를 돌보다보니 엄격한 관리가 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요즘 비만아동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이야기되고 있는데 우리
아이도 성인비만으로까지 이어질까 무척 걱정됩니다.

비만아클리닉이 있다는데 지금의 상황이 클리닉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지요. 어른들은 살이 나중에 키가 된다며 좀 두고 보자고 하시지만 너무 걱정이 됩니다. 아이의 살을 만져보면 아주 단단합니다.

A : 굉장히 지적이고 세련된 엄마이시네요.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듯 치료받아야 할 병인데도 "통통하고 귀여워서 좋다"며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질문에 대한 해답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먼저 아이가 비만인지 아닌지를 알기위해선 체질량지수(BMI=Body Mass Index)를 구해야 합니다. 체질량지수는 체중(Kg)/신장(m)X신장(m)인데 이 수치가 25-30이면 과체중, 30이상이면 비만입니다.

아이의 경우 130cm에 35Kg이므로 35/1.3X1.3 =20.7로 보기에 약간 통통하더라도 의학적 의미에서 병적인 비만은 아닙니다. 물론 체질량 지수가 비만도를 정확히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데 160cm에 70Kg으로 체질량지수가 27.3인 사람이 있다고 했을 때 수치상으로는 분명 과체중에 속하지만 이 수치를 가진 역도선수인 경우 지방이 거의 없이 근육이 많아 이체중을 유지할 경우 비만이라고 할 수 없지만 골격이 작은 부인이 160cm에 70Kg의 체중을 갖고 있으면 비만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현재 아이의 상태는 비만은 아니지만 비만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건강한 식생활 및 습관(맨 아래 주의사항 참조)을 셍활화 할 필요는 있습니다.
어린이 비만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면 어린이 비만은 ''성인병 예비군''이라는 사실을 먼저 부모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비만아가 20% 전후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비만은 고지혈증에 의한 동맥경화는 물론 당뇨,지방간등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는데다 몸매,운동능력에 열등감을 갖고 우울해 지기 쉽기 때문에 반드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합니다.
어린이 비만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어린이 비만은 지방세포의 크기만 커지는 성인비만과 달리 지방세포의 ''숫자''가 늘어나 치료가 어렵고 재발도 잘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어린이 비만은 주로 배뿔둑이가 되는 복부비만이 많은데 이 복부비만은 엉덩이,허벅지에 지방이 많이 쌓이는 하체비만에 비해 뱃살(?)뿐 아니라 내장에도 지방이 축적돼 고혈압,당뇨등 성인병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비만을 다스리면 될까요?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정답은 ''꾸준한 식생활개선과 운동량''증가입니다. 특히 어른에게도 위험할 수 있는 사과요법,포도요법등 단일식품요법이나 민간요법은 어린이에게는 절대금물입니다.
어린이 비만치료시엔 부모도 비만치료에 적극 협조해야 하는데 우선 아이의 식습관을 파악한 후 비만을 일으키는 문제의 음식(?)을 ''1주일에 1개씩''줄여가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특히 어린이는 성장기이므로 필요한 단백질은 충분히 섭취시키고 탄수화물,지방이 적고 짜지 않은 식사를 하도록 준비해 줘야 합니다.

하루에 섭취 하는 열량 배분은 3회식사, 3회간식으로 나눠서 공급하는 게 이상적입니다. 즉 한끼에 폭식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아이에겐 먹지말라고 한 음식을 가족원 중 다른 사람이 먹는 일은 당연히 없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밥이나 빵은 적게 먹게 하고 야채,과일,나물,기름기 없는 생선등이 좋습니다. 같은 열량이라도 부피가 큰것을 먹는 것이 물론 좋습니다.

운동을 생활화 해야 함은 물론인데 아이가 ''재미있게''''꾸준하게'' 할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해 평일엔 하루 1시간, 휴일엔 2시간 이상 하도록 해야 합니다.
비만치료약제나 수술요법은 어린이 비만환자에게는 실시하지 않습니다.

비만아 가족이 함께 지켜나가야 할 지침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유지할 것.
2. 가족이 함게 식사할 것
3. 식사와 식사 사이에 2-3회 간식을 줄것.
4. 아이에겐 어른보다 적은 1인분의 식사만 줄 것
5.아이와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계획할 것.
6. 끼니를 거르지 않게 할 것
7. 아이에게 배부르면 남기라고 가르칠 것
8. 식사시간을 기분좋은 시간으로 만들 것.
9. 최소한 15분 이상 천천히 먹도록 할 것
10.식사는 물론 간식도 일정한 장소에서만 먹게 할 것
11.아이 눈에 안띄는 곳에 음식을 보관할 것.
12.먹을 것을 요구할 때 정말로 배고픈 상태인지 확인할 것.
13.음식을 상벌에 이용하지 말것
14. 온 가족이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할 것
질문에 적당한 해답을 드렸는지 모르겠습니다.
문의 사항 있으시면 추후로 질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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