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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코로나 열사' 리원량 부인, 아들 출산… "남편의 마지막 선물"

중앙일보

입력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존재를 최초로 알린 뒤 숨진 우한의 의사 리원량의 부인이 아들을 낳았다.

코로나 19를 세상에 가장 먼저 알리고 숨진 리원량의 부인이 12일 둘째를 출산했다. [웨이보]

코로나 19를 세상에 가장 먼저 알리고 숨진 리원량의 부인이 12일 둘째를 출산했다. [웨이보]

12일 관영 글로벌 타임스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원량의 아내 푸쉐제는 이날 우한시의 한 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했다. 아들은 3.45㎏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푸씨는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 “여보, 천국에서 보고 있지, 당신이 내게 마지막으로 준 선물이 오늘 태어났어"라면서 "아이들을 잘 보살필게”라는 글과 함께 아기 사진을 공개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SNS에서 “아이가 리원량 박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선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는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환구시보는 "리원량과 푸쉐제에게는 유치원생인 첫째가 있다"면서 "아빠의 죽음을 차마 알릴 수 없어 "멀리 외국에 나가 있다"고만 얘기한 상태"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실태를 외부에 최초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은 환자를 치료하다 결국 자신도 감염돼 사망했다. [서울=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실태를 외부에 최초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은 환자를 치료하다 결국 자신도 감염돼 사망했다. [서울=뉴스1]

리원량은 중국에서 코로나 19의 발생을 가장 먼저 인지하고 알린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의대 동문 모임 채팅방에서 “수산물 시장에서 온 환자 7명이 우리 병원에 격리됐다”고 글을 올렸다. 리의 경고문은 인터넷상에서 급속하게 퍼졌다.

중국 공청단은 리원량을 올해 ‘중국청년 5.4 훈장’ 수여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코로나 출현을 알린 사실이나 ‘허위 사실 유포죄’로 ‘훈계서’를 쓴 내용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청년보망 캡처]

중국 공청단은 리원량을 올해 ‘중국청년 5.4 훈장’ 수여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코로나 출현을 알린 사실이나 ‘허위 사실 유포죄’로 ‘훈계서’를 쓴 내용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청년보망 캡처]

그러자 중국 공안당국은 리가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질서를 해쳤다며 그에게 반성문에 가까운 ‘훈계서’를 제출토록 했다.

훈계서를 낸 뒤에도 리원량은 코로나 환자를 돌보다 결국 자신도 감염이 됐다. 그는 기침과 발열 등 증세를 보이다가 지난 2월 7일 34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중국 정부는 리원량이 사망한 뒤에서야 그에게 ‘열사’ 칭호를 추서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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