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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캠프 "여론조사 취소"···CNN "이런 협박 40년만에 처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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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CNN방송이 또다시 맞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가 CNN방송에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취소하라고 요구하자 CNN이 이를 거부하면서다.

CNN은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55%의 지지율로 41%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14%포인트 앞섰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도 38%에 그쳤다. 57%는 반대했다.

가뜩이나 눈엣가시로 여겼던 CNN방송이 지지율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두 자릿수로 뒤지는 여론조사를 내놓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가짜 조사”라며 발끈했다.

10일에는 CNN 제프 저커 회장에게 조사결과를 취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 서한을 보냈다. 서한은 “관심을 끌려는 허위 조사”라며 “미 전역에서 실제로는 대통령을 지지하는데 (여론조사가) 잘못된 관점을 제시한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가 편향된 질문과 왜곡된 표본으로 미국 유권자를 호도하려고 설계됐다는 것이다.

CNN방송은 캠프의 요구를 일축했다. 데이비드 비질란테 CNN 법률고문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내가 알기론 정치인이나 캠프에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법적으로 CNN을 협박한 건 40년 CNN 역사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캠프가 서한을 보낸 데 대해 “이는 캠프가 유권자들이 읽기를 바라지 않는 언론을 위협하는 또 다른 나쁜 시도”라고 비판했다.

CNN에 대한 반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싫어하는 언론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CNN 기자의 면전에서 “CNN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는다”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캠프에서는 14%포인트나 뒤지는 CNN 여론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과 인종차별 반대 시위 확산 속에 불리한 여론조사가 잇따라 나오는 와중이라 조사결과 취소까지 요구하며 강경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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