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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없다" 선언 뒤···숨겨진 카드 하나 내비친 파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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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 의장 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10일(현지시간) 드러났다. 적어도 2022년까지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태세다. 또 국채를 하루 20억 달러씩, 한달에 400억 달러 정도 사들이는 양적 완화(QE)를 상당기간 이어갈 요량이다.

"국채금리 상한제(YCC)의 역사적 경험을 살펴봤다" #"경제상황에 맞춰 YCC를 계속 논의하겠다"

경기 전망에 대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달렸다’는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했다. 한 마디로  ‘값싼 돈(cheap money)의 시대, 또는 제로금리 시대가 앞으로 2년 넘게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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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파월은 이날 숨겨진 카드를 한장을 살짝 내비쳤다. 바로 ‘수익률 곡산 제어 (YCC: Yield Curve Control)’다. 국내에선 국채금리 상한제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미 국채의 만기 수익률(시장금리)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급등하지 못하도록 조절하는 정책이다.

“국채 금리상한제는 계속 논의한다”

파월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정책위원회(FOMC)가 끝난 뒤 화상 기자회견에서 YCC를 공식적으로 입에 올렸다. 그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YCC가 과거에 어떤 효과를 냈는지 브리핑받았다”고 말했다. Fed의 실무진 연구가 이뤄졌다는 방증이다.

그는  “앞으로 FOMC 회의에서 토론을 계속하겠다”고 정리했다. 파월은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도 YCC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YCC가 쓸모있는지 여부는 여전히 따져볼 일”이라며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앞으로 계속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경제분석 전문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브라인 차파타 채권시장 애널리스트는 “파월이 YCC 선택 가능성을 열어두었다”고 풀이했다. 코로나 2차 대유행(second wave) 등 상황이 다급해지면 꺼내 쓸 카드라는 얘기다.

미 국채 2년물이나 3년물 금리가 조절 후보 

YCC는 시장 금리가 이상 급등하는 사태 등을 막기 위한 정책이다. 금융역사를 보면, 미국이 2차대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1942년에 처음 채택됐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 계기였다. 미국이 참전을 선언했을 뿐만 아니라 서유럽 연합국뿐 아니라 옛 소련에도 전쟁물자를 사실상 무상 공급하기 시작한 직후다.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

당시 연방정부가 국채를 마구 찍어 자금을 조달해야 했다.  YCC는 전쟁이 끝난 45년에 곧바로 폐지되지 않았다. 2년 정도 더 흐른 뒤인 47년에 폐지됐다. 이후 Fed는 미 국채 금리를 관리하진 않았다.

현재 미 채권시장에서 YCC 대상으로 꼽히는 미 국채는 만기 2년짜리와 3년짜리다. 새로운 채권왕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 등은 이날 FOMC 앞서 "파월 등이 결국 YCC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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