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나노공정, 삼성 앞서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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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 반도체 위탁생산업체(파운드리)인 대만의 TSMC가 3나노 반도체 설비 구축에 들어갔다. 파운드리 분야의 미세 공정 기술 경쟁에서 3나노 공정은 삼성전자가 먼저 개발했지만 양산을 위한 설비 구축에선 TSMC가 치고 나가고 있다.

3나노 반도체는 AI·5G에 필수품 #2022년 양산 목표, 설비 구축 나서 #삼성 먼저 개발하고도 선수 뺏겨 #한국 모바일용 OLED 점유율도 #4년 뒤부터 중국에 추월당할 듯

대만의 디지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TSMC가 3나노 공장 설비를 설치하고 있다”며 “2021년 시험 생산, 2022년 하반기 양산한다는 TSMC의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바일용 OLED 시장 점유율

모바일용 OLED 시장 점유율

미세 공정은 누가 더 세밀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느냐의 경쟁이다. 나노(㎚·10억분의 1m) 단위의 광원을 통해 세밀한 회로를 그려내는 것인데, 굵기가 얇을수록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효율이 뛰어나다. 3나노는 머리카락 굵기의 3만분의 1에 불과하다.

3나노 반도체는 AI(인공지능), 5G, 자율주행차, 클라우딩 컴퓨터 등에 적용된다. 애플, 화웨이, 구글, 엔비디아, 삼성전자 등이 3나노 반도체의 주요 잠재고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에서 5나노 이하 미세 공정 기술을 확보한 곳은 삼성전자와 TSMC 두 곳뿐이다. 올 1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4.1%로 1위, 삼성전자가 15.9%로 2위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3나노 공정 기술에서는 삼성이 TSMC에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이미 2018년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미세 공정 경쟁은 기술보다 누가 먼저 양산하느냐가 진짜 싸움이다. 5나노 반도체에서도 TSMC는 삼성보다 살짝 앞서가고 있다. TSMC는 2분기부터 5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진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칩인 A14를 양산해 애플에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2용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극자외선(EUV) 전용 파운드리 라인인 화성 V1에서 5나노 반도체의 시험 생산에 들어갔고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걱정거리는 또 있다. 2024년이면 중국의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능력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통째로 중국에 넘겨준 데 이어 OLED 시장마저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얘기다.

10일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DSCC)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모바일 OLED 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76%로 중국(22%)과 큰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2024년에는 중국이 50%, 한국이 49%로 역전될 전망이다.

장주영·김태윤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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