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 AL챔피언십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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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공 한개.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은 꿈틀거리며 포수의 미트속으로 파고들었고 잠시 이어진 정적과 함께, 붉은 옷이 그라운드로 뛰어들어 한 덩이가 됐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4-3으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7일(한국시간) 네트워크 어소시에이츠 콜로세움에서 벌어진 원정경기는 레드삭스 팬들에겐 환호와 열정의 시간이었다. 2연패로 탈락위기에 빠졌지만 3연승을 거둔 저력은 '밤비노 악령'은 아니더라도 '그림자'는 쫓아버린 시원한 순간이었다. '징크스'를 깨는 것은 쉽지않았다. 매경기가 손에 땀을 쥐게 했지만, 5차전은 남은 땀을 쥐어짜는듯한 긴장이 이어졌다.

팽팽하던 경기는 4회 선취점을 내주며 초조함으로 바뀌었다. 애슬레틱스의 선발투수 배리 지토의 커브는 더욱 날카롭게 떨어졌고, 5회 득점기회를 무산시키며 애슬레틱스에게 유리한 분위기가 됐다.

6회는 '폭풍'이었다. 제이슨 베리텍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레드삭스는 볼넷과 몸 맞는 공으로 기회를 만들었고 라미레스의 3점홈런으로 순식간에 4점을 얻었다.

그러나 승부는 쉽지않았다. 4-1로 승기를 잡았으나 애슬레틱스의 추격전은 놀라웠다. 6회말 연속 2루타로 1점을 만회했고, 8회말 다시 한 점을 추가해 4-3으로 바짝 따라붙었다.

9회말은 진땀승부였다. 마무리 투수로 나온 스캇 윌리엄슨이 볼넷 2개만 내주고 물러났고, 3차전 선발투수 데릭 로우까지 등판시켰다. 무사 1, 2루에서 등판한 로우는 라몬 에르난데스의 보내기 번트로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애덤 멜휴즈와 테렌스 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4년만에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에 진출한 레드삭스는 뉴욕 양키스와 7전 4선승제의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Joins 유효상 기자

◆ 한편 전력외로 분류된 김병현은 불펜에서 몸도 풀지않고 대기하고 있었고, 중견수 데이먼은 7회말 데미안 잭슨과 충돌해 응급차에 실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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